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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시절 ‘통일혁명당(통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당한 고(故) 강을성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강민호 부장판사)는 19일 강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의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가 부족하다. 그외에는 달리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했다. 강씨의 피의자 신문조서 등이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작성된 위법한 증거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선고 직후 “마음이 무겁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았다고 하나 돌이킬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고, 너무 늦었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기대했던 사법의 역할을 하지 못한 듯해서 반성의 마음으로 이 사건을 선고했다”며 “오류를 범한 사법기관의 일환으로서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유족들께 사죄드린다”고 했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유족은 눈물을 훔쳤고, 무죄 선고 직후 일어나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전했다.
지난해 10월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원심에서 피고인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해야 하는 절차적 진실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군무원으로 일하던 강씨는 1974년 북한 지령을 받고 통혁당을 재건하려 했다는 혐의로 육군 보안사령부에 체포됐다. 그는 고문 끝에 사형을 선고받고 1976년 형이 집행됐다.
앞서 통혁당 재건위 사건은 재심에서 여러 차례 무죄가 확정됐다.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1991년 가석방된 고(故) 박기래씨는 2023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또 간첩단 우두머리로 지목돼 16년간 옥살이했던 고 진두현씨, 징역 10년이 확정됐던 고 박석주씨도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976년 사형 확정 판결을 받아 1982년 사형이 집행된 고 김태열씨에 대해선 지난해 8월 서울고등법원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김관래 기자(ra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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