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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무역 바주카포 장전”…美 “안보우산 중요 깨달을 것”

헤럴드경제 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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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무역 바주카포 장전”…美 “안보우산 중요 깨달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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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21일 한덕수 1심 선고 생중계 허가
美, 유럽 8개국 6월엔 25% 단계적 관세
그린란드 놓고 ‘나토동맹’ 파탄 위기로
독일, 관세에 가장 취약…유로화 하락
“유럽 대미의존도 높아 대응에 한계”
‘대서양 무역 전쟁인가, 실제 전쟁인가.’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벌어진 미국과 유럽의 갈등을 조명하며 붙인 제목이다. 유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욕을 저지하면서 생긴 갈등이 상호 무역보복으로 치닫는 가운데, 오는 19~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양측의 균열을 봉합하는 장이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갈등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을 저지하려는 독일, 프랑스 등 8개 유럽 주요국들이 그린란드에 파병, 연합 훈련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무역전쟁 선전포고’를 하면서 시작됐다. 8개 국가들에 다음달부터 10%, 오는 6월부터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유럽 역시 무역전쟁 개시로 맞섰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지난해 미국과 EU간 체결했던 무역 협정 비준을 동결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 가뜩이나 미국에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내키지 않는 협정을 의회에서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EU는 ‘통상 위협 대응 조치(anti-coercion instrument)’, 일명 유럽의 무역 ‘바주카포’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 이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을 상대로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FDI), 금융시장,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가 총 930억유로(약 159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 부과도 고려중이라 전했다.

시행시 미국과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는 조치들이다. 이를 두고 브뤼셀의 싱크탱크 브뤼겔의 선임 연구원 제이콥 펑크 키르케고르는 “유럽은 무역 전쟁을 벌이거나, 아니면 실제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분열을 불러오는 이 엄중함에 아랑곳않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의 안전보장 우산 아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위협을 더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골든돔(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이다. 그는 올해를 넘어, 내년을 넘어 북극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전투를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미국에 편입되지 않고서는 (북극) 안보 강화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유럽인들이 이것(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이 그린란드와 유럽, 미국에 최선이라는 점을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지원을 끊는다면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모든 것이 붕괴할 것”이라며 유럽의 ‘역린’을 건드렸다. 유럽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 등 많은 국면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에 강경대응을 못하고 ‘유화책’에만 매달려왔다.


유럽과 미국간 강대강 대치는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관세 예고로 유로화 가치는 약 2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9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0.2% 하락한 유로당 1.157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영국 파운드화 역시 약세를 보였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영국과 독일을 지목했다. 독일은 지난해 1~11월 미국에 1350억유로(약 231조2900억원) 규모의 상품을 수출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다음달부터 10% 관세가 부과되면 영국과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약 0.1%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6월부터 25% 관세가 시행되면 양국의 GDP를 0.2~0.3%까지 낮출 수 있다고 추산했다.

독일 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관세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가 높다. 독일 기계공업협회(VDMA) 회장 베르트람 카울라트는 “EU가 여기서 굴복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에는 더 터무니없는 요구를 들고 나온 채 추가 관세를 위협할 뿐”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의 이번 보복관세 위협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자세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미국과 각별한 관계를 이어오던 영국의 태도도 바꿔놨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조차 트럼프의 관세 조치를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과 가장 원활한 소통 가능성이 보이는 곳도 영국이다.

18일 리사 낸디 영국 문화부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타머 총리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등 “가장 빠른 기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현정·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