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로봇 테마 타고 시총 3위 '껑충'
조선·기계·방산·AI 밸류체인 등 후보군 올라
지난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이 표시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연일 거침없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사상 첫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 시대를 목전에 둔 가운데, 증권가의 표정은 비교적 긴박하다. 그간 증시 상승세를 주도한 반도체 랠리가 정점에 달했다는 경계론도 고개를 들면서 반도체의 바통을 이어받을 차세대 주도주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코스피 5000 달성 이후의 증시 향방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지수는 11거래일째 상승 마감하면서 여전히 뜨겁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반도체 이후에 대한 대비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우선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자본시장 주도주로 자리잡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이 최근 다소 가라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다가 최근 보합권을 이어가고 있다. 외인과 기관의 수급이 반도체주에서 조금씩 분산되는 양상이 포착된 셈이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포스트 반도체' 후보군은 크게 3가지 섹터로 구분된다. 우선 로봇이다. 현대차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여 시장 주목을 받고 주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들어 39.29% 상승한 현대차는 19일 장에서도 오전 11시 기준 장중 10%대 강세를 그리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전자우를 밀어내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까지 껑충 뛰었다. 로봇이 과거 단순 반복 작업에 치중한 산업용 로봇에 그쳤다면, 최근 AI와 결합해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작업까지 수행하는 피지컬 AI로 진화해 기대감을 한 몸에 받은 결과다. 현대차 외에도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뭉칫돈이 몰리는 로봇주로 주목받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로봇 산업은 각종 모멘텀에 기반한 기대감과 조정이 반복되면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점차 휴머노이드 양산 시기와 규모 등이 구체화되면서 공급망의 초기 설정도 완료돼 수혜 기업들이 선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40% 넘게 오르면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는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부스에 선보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차세대 로봇 아틀라스의 모습. /최의종 기자 |
다음은 조선, 기계, 방산 등 실제 투자자들이 구조적 비중 확대를 단행하는 종목들이 꼽힌다. 실제로 올해 순이익 증가율 상위 종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두산에너빌리티,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한화오션 등이 뚜렷한 강세를 그린다. 반도체 이익 비중이 고점을 넘어섰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차익실현 매물들이 이 섹터로 이동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시총과 이익 비중이 역사적 고점을 넘어선 상황에서 시장 내 비반도체 업종 중 조선, 기계가 구조적 비중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해당 업종의 이익 추세에 급변이 없다면 상반기까지 주도력 유지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AI 밸류체인에 속한 산업군들이 후보군을 이룬다. 반도체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이 성숙기로 접어들고 관련 산업에서 보안, 자율주행, 플랫폼, 솔루션 등 업종들이 반도체 대형주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을 흡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적인 전력 인프라나 신재생 에너지도 같은 이유로 주도주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꿈의 오천피 시대가 열려도 전 업종 동반 상승보다는 일부 테마 중심의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의 독주때도 시장 전체가 특정 업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가시성이나 펀더먼탈이 확보된 섹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일각에서는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지만, 연속 상승장이 미래 약세장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코스피 대형주 내에서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 온기가 퍼져가고 있다는 점도 강세장에 우호적이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오히려 낮아지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가격 부담이 증가하면서 이슈에 따른 증시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 반도체, 방산, 조선, 지주 등 주도주의 중장기 실적 방향성은 견고하나 추격매수보다는 순환매 과정에서 조정 시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이라고 조언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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