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개입 부담 피하고 기존 틀 활용해 '비정치 협력' 도모
전문가 "이미 설립된 TCS 적극적으로 강화·활용해야 할 때"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뉴스1 DB |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정부는 중일 갈등 장기화 국면 속 적극적 중재가 아닌, 기존 한중일 3국 협력의 제도적 틀을 활용하는 '우회적 대응'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중일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을 주축으로 기존 '비정치 분야' 협력을 유지·강화하는 방식으로 역내 긴장 완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중일 갈등의 직접적 당사자가 아닌 상황에서 자칫 개입 양상에 따라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법을 취하는 것이다.
아울러 올해 초 한중일 정상회의가 추진됐다가 무산된 가운데,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과 방일로 진행된 한중, 한일 정상회담 등 철저히 양자관계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기류다.
정부는 대신 중일 갈등이 첨예화될 경우, 인접국인 한국도 외교적 '변수'가 누적된다는 점에서 기존 한중일 3각 협력 틀을 활용해 최소한의 '관여'에는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 13일 한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러한 방침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주목하는 TCS는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설립한 정부 간 국제기구로, 2011년 9월 서울에 출범했다. 3국 정상회의와 외교장관회의 등 협력 메커니즘을 지원하는 한편, 정치·안보 현안보다는 실질 협력 사업을 담당해 왔다.
지난해 5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중일 협력의 날(TCS Day)’ 행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미래세대' 초점 TCS…한중일 3국 모두 거부감 없어
특히 TCS는 문화·교육·청년 교류 분야에 초점을 맞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미래 세대 간 상호 이해 증진을 목표로 한 청년 교류 프로그램과 공동 포럼, 학술·문화 행사가 대표적이다. '청년 대사' 프로그램과 '한중일 올해의 단어' 선정 사업 등은 중일 갈등 국면에서도 정치 현안과 분리된 교류 사업으로 꾸준히 운영돼 왔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강대국과 강대국의 충돌에서 두 강대국을 압도할 수 있거나 레버리지를 가지지 않은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과분한 측면이 있다"며 "그 문제를 우리가 대변해서 굳이 중재하는 것은 우리 국력과 현실 그리고 실질적인 국가 이익에 비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통상국가로서 보다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분위기 그리고 규칙에 근거한 국제 질서가 국익에 부합한다"며 "이미 설립된 한중일 협력사무국이 있는 만큼 지금은 이를 적극적으로 강화·활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중일 갈등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라고 발언하면서 촉발됐다. 중국은 이를 대만 문제에 대한 내정 간섭이자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은 발언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외교적 경고 외에도 희토류를 포함한 일부 전략물자와 민·군 겸용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외교가에선 일본 총리의 발언 철회가 선행되지 않는 한, 관련 갈등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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