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의 이름 앞에는 이제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인도 오픈 결승 무대는 다시 한 번 그 사실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안세영은 18일(한국시간) 인도오픈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단 43분 만에 2-0(21-13 21-11)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말레이시아 오픈에 이어 시즌 초반 2개 대회를 연속 제패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세계랭킹 2위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과 함께 정상에 오른 안세영을 향해 인도 현지 언론은 "배드민턴의 여왕", "무적의 상징"이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인도 유력 매체 '인디아 투데이'는 경기 후 "배드민턴의 여왕 안세영이 델리의 왕좌를 지켜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안세영의 결승전을 '무적의 쇼케이스'로 표현했다.
매체는 "안세영은 단 43분 만에 타이틀을 지켜내며 인도 오픈 결승을 무적의 쇼케이스로 만들었다. 왕즈이에게 10번째 연패를 안기며 여자 단식 세계 1위와 나머지 선수들 사이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이 경기는 세계 1위와 세계 2위의 대결처럼 보이지 않았다. 최정상 무대에서 꾸준함의 기준을 새롭게 쓰고 있는 안세영과 왕즈이 사이의 격차는 너무도 분명했다"며 "지난해 왕즈이는 안세영과 여덟 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다. 올해도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 결승에서 두 차례 연속 맞붙었지만, 한 번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매체는 중국 팬들의 입장에서 이번 결승전을 바라보는 시선을 흥미롭게 조명했다. "만약 당신이 중국 팬이라면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이 있다. 왕즈이는 이번 주 델리에서 안세영을 가장 오래 코트에 머무르게 만든 선수였다. 그 시간은 43분이었다"고 전하며, 사실상 '가장 오래 버틴 것이 위안'이라는 뉘앙스로 안세영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강조했다.
이어 "앞선 라운드에서 안세영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고, 게임을 내줄 것처럼 보이는 순간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결승전의 흐름에 대해서도 상세히 전했다. "경기 내내 왕즈이가 안세영을 앞선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왕즈이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시도했지만, 몇 차례 랠리만으로도 안세영은 상대의 의도를 파악했고, 이후 왕즈이는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의 표정도 담겼다. 매체는 "슈퍼 750 대회 결승전 특유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 팬들은 마치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차분했고, 결국 그들의 예상은 정확했다"며 "그들은 명승부를 보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지배자의 권위 선언을 목격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번 결승전 경기를 두고 "산책하듯 거머쥔 대회 우승"이라고 언급하며 "안세영이 관중들의 거대한 환호 속에 코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 경기는 형식적인 절차처럼 보였다. 위협적으로 강도 높은 워밍업부터 랠리를 완전히 지배하는 모습까지, 그는 배드민턴 선수가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보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끝으로 매체는 "현재로서는 안세영을 막을 방법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듯하다. 뉴델리에서도 그랬고, 당분간은 그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8월, 그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것이다. 치열한 접전을 기대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스타가 또 한 번 마법 같은 경기를 펼치며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일 것이다"라며 "그 사실을 의심할 용기가 있는가?"라고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졌다.
또 다른 인도 매체 '힌두스탄 타임즈' 역시 안세영의 우승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매체는 "안세영이 인도 오픈에서 우승하며 놀라운 행진을 이어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는 지난해 9월 홍콩 오픈 이후 다섯 차례 결승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앞을 가로막은 벽은 늘 같았다. 안세영이었다"고 전했다.
인도 유력 일간지 '더 힌두' 역시 안세영을 '이미 전설이 된 선수'로 표현하며 찬사를 보냈다. 매체는 "이미 전설이 된 안세영, 완벽을 향한 추격을 멈추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안세영은 인도 오픈 결승에서 왕즈이를 꺾고 6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또한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9경기 동안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고, 다섯 경기에서 내준 총 실점은 115점에 불과했다"고 전하며 그녀의 압도적인 경기 지표를 소개했다.
이렇듯, 현지 언론들이 그려낸 안세영의 모습은 단순한 우승자가 아닌, 하나의 시대를 대표하는 절대 강자였다.
이제 세계 배드민턴 무대에서 안세영을 상대로 하는 선수들은 '이길 수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에 집중해야 할 정도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