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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으로 고부가가치 제조 혁신··· 퓨쳐이엔지 사례로 본 공정 시뮬레이션의 힘 “불확실성 제로에 도전”

서울경제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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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으로 고부가가치 제조 혁신··· 퓨쳐이엔지 사례로 본 공정 시뮬레이션의 힘 “불확실성 제로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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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제조의 기술 난도가 높아지면서, 공정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우주항공, 반도체 장비, 의료기기, 금형, 자동차 제조 등 고정밀 산업에서는 복잡한 형상, 미세 공차, 난삭재 가공이 일상화됐고, 이에 따라 공정 리스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5축, 6축 이상의 다축 가공은 장비 운동이 복잡해 경험에만 의존한 생산은 한계에 이르렀다.

대전의 정밀 가공 전문 기업 퓨쳐이엔지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업종 전환을 과감히 추진한 기업이다. 회사는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 장비 부품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정밀 가공의 수요가 급증하는 우주항공, 반도체, 방산 분야로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3축 중심의 생산 구조에서 벗어나 5축 고정밀 가공 체제로의 전환을 선택했다.

이효 퓨쳐이엔지 대표는 당시의 판단에 대해 “결국 우리의 경쟁자는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 우수 기술 기업들입니다. 그러려면 우리가 가진 가공 기술을 3축에서 5축으로 끌어올려야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고정밀 가공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퓨쳐이엔지가 가장 먼저 마주한 문제는 ‘예측 불가능성’이었다. 미세 공차를 요구하는 부품일수록 충돌, 공구 파손, 좌표 오차 등 리스크가 증폭되며, 특히 고가 장비를 운용하는 현장에서는 작은 실수도 큰 부담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 기반 CNC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가공 요소의 3D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장비 및 가공 환경과 동일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장비 움직임, 툴패스, 절삭 과정 등을 사전에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충돌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가공 전략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그 효과는 명확했다. 특정 부품의 정삭 공정 시간은 약 26% 단축됐고, 전체 가공 시간 기준으로는 최대 40%까지 단축 가능성이 확인됐다. 공구 수명과 표면 품질 역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기술 도입의 가치는 실제 사례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최근 방산 및 항공우주 분야의 고난도 부품 가공을 두고 고객사는 전국의 여러 업체를 수소문했지만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복잡한 형상과 까다로운 공차가 문제였다. 결국 의뢰는 퓨쳐이엔지로 향했고, 회사는 우선 시뮬레이션으로 충돌 가능성과 가공 조건을 검증한 뒤 작업에 착수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효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고난도 부품 가공을 맡길 회사를 찾지 못해 고객이 전국을 수소문한 끝에 저희에게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시뮬레이션으로 공정을 사전에 검증하니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그 한 건만으로도 투자 효과를 체감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퓨쳐이엔지는 5축 장비뿐 아니라 3축 공정까지 시뮬레이션 적용 범위를 확장해 공정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손발 잘 맞는 기술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어진 환경과 정밀 가공 복잡도가 증가하는 산업 환경에서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정밀 제조 환경이 고도화될수록 경쟁력의 차이는 ‘예측 가능성’에서 갈린다. 불량률, 재작업, 장비 유휴 시간 등은 모두 사전에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요소이며, 이를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업일수록 급변하는 생산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품질과 납기를 유지할 수 있다. 고객 신뢰 역시 이러한 기반 위에서 형성된다.

퓨쳐이엔지 사례는 정밀 제조 기업이 공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기술 투자를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조직의 미래 생산 역량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바라본다면, 예측 가능한 공정과 디지털 기반의 제조 체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정밀도가 경쟁력을 가르는 산업 환경에서, 공정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확보한 기업만이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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