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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000만번 클릭한 노션 템플릿, 그 속에 담긴 욕망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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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000만번 클릭한 노션 템플릿, 그 속에 담긴 욕망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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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노션이 19일 발표한 2025년 마켓플레이스 데이터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사용 통계를 보여주는 자료가 아니다. 이것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효율성에 대한 집착과 자기 주도적 성장에 대한 욕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디지털 자화상이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유저들이 자신의 워크스페이스로 복제해 간 템플릿 수는 인앱 기준 약 2000만회에 달했다. 1년 365일로 환산하면 매일 5만5000건의 복제가 일어난 셈이다.

글로벌 협업 툴 시장에서 슬랙이 소통을 마이크로소프트 팀즈가 조직 관리를 강조할 때 노션은 개인이 스스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유연함에 승부를 걸었다. 2025년 데이터는 이러한 전략이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어떻게 맞아떨어졌는지를 증명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사용 목적의 확장성이다. 템플릿 카테고리별 활용도를 분석한 결과 업무 영역이 41.5% 개인 영역이 30.6%를 차지하며 전체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회사에서 쓰는 툴을 집에서도 쓴다는 이야기다. 획일화된 형식을 제공하는 기존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단순 메모 앱과 달리 사용자가 직접 레고 블록처럼 기능을 조립할 수 있는 노션의 특성이 일과 삶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에 파고들었다.

세부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한국인이 무엇에 목말라하는지 더욱 명확해진다. 가장 많이 복제된 템플릿은 전체의 22.4%를 차지한 할 일 목록이었다. 이어 일정 캘린더 12.1% 주간 계획 11.2% 회의록 10.1% 순이었다. 습관 트래커 9.05% 일기 8.55% 등 자기 통제와 기록에 관한 템플릿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한국 사용자들이 단순히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자신의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고 관리하려는 이른바 갓생 트렌드를 디지털 도구로 구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목표를 습관으로 바꾸세요 컬렉션이 23.2%의 관심을 받으며 1위를 차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취업 준비를 위한 템플릿 18.7%이나 비즈니스 시작 패키지 14.0%가 뒤를 이은 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스스로 무기를 갖추려는 청년 세대의 고군분투가 투영된 결과다.

이러한 수요는 곧바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었다. 노션 마켓플레이스는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템플릿을 사고파는 장터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앱 개발자 생태계를 만들었듯 노션은 문서 서식 창작자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탄생시켰다.



2026년의 트렌드는 더욱 세밀한 개인의 취향을 겨냥한다. 최근 러닝이나 근력운동 인구를 겨냥한 운동 기록 다이어리나 영화와 책을 기록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기록 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과 함께하는 설날 준비 템플릿 컬렉션이 등장한 것은 노션이 단순한 업무 도구의 정체성을 탈피해 생활 밀착형 슈퍼 앱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대성 노션 한국지사장은 "한국 사용자들의 Notion 마켓플레이스 활용 현황은 사용자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용자를 위해 성장하는 '살아 있는 라이브러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한국 사용자들이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실제로 자신이 사고하고 일하는 방식을 반영하는 시스템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할 일 목록, 습관 트래커, 체계적인 계획 도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순한 효율성 향상을 넘어, 목표의식과 자기 관리에 대해 높은 기준을 가진 한국 사용자들의 태도를 반영한다"며 "Notion은 앞으로도 한국 사용자와 크리에이터가 함께 성장하며, 업무 도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재정의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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