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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웨어러블 수면 호흡 모니터링', 의료 적용 핵심은 국제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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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웨어러블 수면 호흡 모니터링', 의료 적용 핵심은 국제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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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수면 호흡 모니터링은 더 이상 단순히 수면 점수를 제공하는 웰니스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수면무호흡 저호흡 산소포화도 변동 호흡 불규칙성은 심혈관계·대사질환·신경계 질환 위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이에 따라 조기 선별·장기 추적 관리 중요성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과 의료현장 사이에는 여전히 결정적인 간극이 존재한다.

특히 수면 호흡 질환 가운데 하나인 수면무호흡증은 치료 가능성이 높은 질환임에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발견은 늦고 추적은 끊기는' 전형적인 만성질환 관리의 한계가 반복되고 있다.

물론 병원 기반 폴리솜노그래피(Polysomnography·PSG)가 진단 기준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만 검사 접근성 긴 대기시간 비용 부담 일상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는 기술이 웨어러블 기반 수면 호흡 모니터링이며, 시장은 이미 이를 전제로 확장되고 있다.

수면무호흡 기기 시장은 전통적으로 양압기(CPAP) 등 치료기기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나 최근 성장의 무게중심이 재택 기반 선별·진단(Home Sleep Apnea Test·HSAT)과 장기 추적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HSAT 시장은 2025년 14억 4000만 달러에서 2030년 22억 8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웨어러블 수면 트래커 시장 역시 2025년 24억 달러에서 2030년 35억 1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다.

수면무호흡 관리 관점에서 이 같은 수치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시장의 요구는 병원 밖에서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이후에도 안전하게 추적·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며 웨어러블은 이러한 역할을 가장 빠르게 흡수하는 '폼 팩터'(form factor)라는 점이다. 다만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지표 정의와 성능 주장이 제품별 분절되면 신뢰 비용은 급격히 증가한다.

결국 웨어러블 수면 호흡 기술의 상용화 속도는 '센서의 혁신'만이 아니라 '표준화된 신뢰 체계'가 얼마나 신속히 마련되는지에 의해 좌우된다. 특히 웨어러블 수면 호흡 모니터링이 의료 영역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몇몇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동일 용어와 지표로 정의돼야 한다. 무호흡·저호흡 사건, 산소 저하, 호흡 불규칙성, 신호 결손 및 아티팩트 등에 대한 공통 정의가 필요하다. 둘째 성능을 비교 가능한 방식으로 검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참조 기준·시험설계·통계지표가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알고리즘이 개입될수록 업데이트 편향 일반화 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율이 요구된다.

최근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된 연구(SleepFM)는 6만 5000명 이상·58만 5000시간 이상의 대규모 PSG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면 데이터가 질병 예측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이 곧바로 웨어러블 기기의 임상적 주장으로 환원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무엇을, 어떤 조건에서, 어느 범위까지 말할 수 있는가'를 표준이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다면 시장은 과장과 혼란 속에서 스스로 신뢰를 소진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2017년 제안·설립한 IEC/TC 124(웨어러블 전자기기·기술)는 최근 PNW(Preliminary New Work Item Proposal·신규 표준 과제 제안 전 단계) 124-36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수면 모니터링 및 돌봄을 위한 웨어러블 기술의 프레임워크와 일반 요구사항을 다룬다. 해당 표준은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수면 웨어러블 표준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IEC/TC 124는 치료기기 표준이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에서 측정되는 수면·호흡 지표를 국제적으로 검증·비교할 수 있도록 기준화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는 규제기관·의료기관·보험기관이 공통으로 신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선을 제공하며, 웨어러블 수면 모니터링 기기가 웰니스에서 '의료 연계'로 이동하는 관문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ISO/TC 121(마취 및 호흡기기) 산하 SC(Subcommittee·분과위원회) 3(환자 진료에 사용되는 호흡기기·장비)에서도 표준을 통해 수면무호흡 분야 치료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이를 통해 치료에 필수적인 마스크 및 적용 부속품(ISO 17510)부터 수면무호흡 호흡 치료 장비의 기본안전·필수 성능(ISO 80601-2-70)에 이르기까지 가정환경과 일반 사용자를 고려한 기준이 을 마련했다.

종합해 보면 IEC/TC 124·ISO/TC 121는 각각 '웨어러블 측정 성능의 비교 가능성'과 '치료 장비와 환자 인터페이스의 안전·성능'의 축을 제공한다. 이러한 두 축이 분리돼 있다면 웨어러블 데이터는 의료로 연결되지 못하고 치료 데이터는 웨어러블 영역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진정한 시너지는 표준의 중복이 아니라 '선별–치료–추적'을 아우르는 전주기 체계를 연결하는 설계에서 발생한다.


대한민국은 2017년 우수한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IEC/TC 124 창립을 주도했으며, 이는 TC 119(인쇄전자)에 이어 우리나라가 설립한 두 번째 IEC 기술위원회다. 이를 통해 한국이 웨어러블 표준화의 장을 여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ISO/TC 121에서는 2023년 대한민국이 최초로 표준화 프로젝트를 제안해 ISO–IEC 공동작업그룹(JWG)을 신설한 바 있다.

이 두 기술위원회의 성장과 협력을 통해 개별 연구나 단편적 표준개발을 넘어 일상 중심 웨어러블 기기에서 의료 진단·치료, 이후 추적관찰과 모니터링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의료 데이터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간 연결이 아니라 표준화된 신뢰 체계를 중심으로 한 의료·산업·정책의 통합적 혁신이다.

웨어러블 기기가 일상에서 호흡·수면·활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당 정보가 의료진의 진단·치료로 연계되며 치료 이후의 추적 관리까지 하나의 국제표준 체계로 이어질 때 비로소 환자 중심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다. 한국이 주도하는 IEC/TC 124의 웨어러블 표준과 ISO/TC 121의 마취·호흡기기 표준은 이러한 미래 연결축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

웨어러블 수면 호흡 모니터링은 분명 성장 산업이다. 그러나 의료로 연결되는 순간부터 경쟁의 기준 자체가 달라진다. 기술은 '기업'이 개발하지만, 신뢰는 '표준'이 만든다. 우리나라가 IEC/TC 124를 통해 성능평가의 공통언어를 선도하고, 이를 ISO/TC 121의 치료 표준 축과 연결하는 순간 웨어러블 수면 호흡기기는 단순한 수면 트래커를 넘어 '의료 연계 관리 도구'로 격상될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기술을 잘 만드는 국가를 넘어 기술의 의미와 성능을 국제적으로 정의하는 '표준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웨어러블 수면 호흡 모니터링 표준화는 그 전환을 증명할 가장 현실적이고 시의적절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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