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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타이레놀 걱정 말라”…대규모 분석서 트럼프 주장에 선 그은 의학계

헤럴드경제 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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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타이레놀 걱정 말라”…대규모 분석서 트럼프 주장에 선 그은 의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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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구진 “자폐·ADHD와 인과관계 확인 안 돼”
43건 연구 메타분석 결과…국제기구·의학단체 기존 판단 재확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녀의 자폐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한 가운데, 그 근거를 제공한 전문가의 신뢰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약국에 진열된 타이레놀.[로이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녀의 자폐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한 가운데, 그 근거를 제공한 전문가의 신뢰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약국에 진열된 타이레놀.[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임신 중 해열·진통제로 널리 사용되는 타이레놀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했던 문제 제기에 대해 의학계가 다시 한 번 선을 긋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시티세인트조지런던대 아스마 칼릴 교수 연구팀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발달 장애 간 연관성을 검토한 리뷰 논문을 의학 학술지 ‘랜싯 산부인과 및 여성 건강’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권고 용량에 따라 복용할 경우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지적 장애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임신부에게 복용 자제를 촉구한 발언 이후 제기된 논란을 정면으로 검증한 결과로 평가된다. 당시 발언은 임신부 건강 관리 전반에 혼란을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구진은 기존에 발표된 관련 연구 가운데 신뢰도가 높은 43건을 선별해 체계적 검토와 메타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약물 사용과 발달 질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개별 연구뿐 아니라 전체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해도 결론은 같았다.

칼릴 교수는 “과거 일부 연구에서 연관성이 제기됐지만, 상당수는 교란 변수나 선택 편향에 취약했다”며 “이번 분석에서는 이런 한계를 보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용했던 연구들 역시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가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해열·진통제로 여겨져 왔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연합(EU), 미 식품의약국(FDA) 등도 자폐와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산부인과학회와 산모·태아의학회 등 주요 의학단체 역시 기존 권고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근거가 불충분한 주장으로 임신부들이 불필요한 불안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