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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후 가격 떨어지면 정부가 다시 사준다는데···당신은 구매하겠습니까?[올앳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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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후 가격 떨어지면 정부가 다시 사준다는데···당신은 구매하겠습니까?[올앳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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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건설 현장. 김경민 기자

대구의 한 건설 현장. 김경민 기자


올해 비수도권에서도 집값 상승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지역 안에서도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산·울산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은 최근 꾸준히 오르고 있으나, 구별로 들여다보면 상승세가 특정 지역에만 집중돼 온도 차가 뚜렷하다.

비수도권에서 준공 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 주택이 여전히 3만 가구에 육박하는 가운데,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의 서울 주택 매수는 급증하며 시장 양극화는 한층 심화됐다. 정부는 비수도권 미분양 해소를 위해 분양 이후 집값이 떨어질 경우 되사주는 ‘주택 환매보증제도’ 등 지방 주택 수요 확충책을 내놨지만, 실제 효과를 놓고는 의문이 따른다.

비수도권도 매매심리 많이 올라


국토연구원이 이달 발표한 2025년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 소비자 심리지수는 115.8로 전월과 동일해 ‘상승 국면’을 유지했다. 수도권은 119.8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비수도권은 110.5로 전월 대비 1포인트 떨어졌으나 여전히 ‘보합’ 국면을 유지했다.

부동산 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를 기대하는 응답자가 많다는 뜻이다. 95 미만이면 ‘하강’, 95 이상~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으로 구분한다.

이를 연간으로 따져보면, 비수도권에서도 매매심리가 들썩이고 있다. 비수도권 매매심리는 지난해 1월 99.6에서 연말 110.5로 ‘하락’에서 ‘보합’까지 올라왔다.

특히 부산 지역은 지난해 초 97.7이었으나 5월 이후 100을 넘었고, 12월에는 114.9로 소비심리가 ‘상승’에 가까워졌다. 대구도 1월 94.7에서 12월 108.6으로 상승했고, 울산은 105.2에서 113.5로 상승했다. 전북은 1월 108.3에서 12월 127.5까지 올라 비수도권 전체에서 매매심리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도 ‘오르는 곳만 오르는’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부산을 보면, 지난해 12월 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이 해운대구는 전월대비 0.55%, 동래구는 0.54% 상승했다. 반면 영도구는 되레 -0.34%, 사하구는 -0.26%를 기록했다.

대구도 구별 편차가 컸다. 수성구와 중구는 각각 집값이 0.21%, 0.13% 올랐지만 같은기간 서구는 0.22%, 달서구는 0.2% 집값이 하락했다.


골칫덩이 ‘미분양’ 전국에 3만 가구



정부는 2024년부터 미분양 해소 대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았지만 적체는 여전하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수도권에 1만6535가구, 비수도권에 5만2259가구가 남아있다. 지역별로는 충남(7875가구), 부산(7727가구), 대구(7218가구), 경북(5297가구) 순으로 많이 쌓여 있다.

이중에서도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166가구로 전월(2만8080가구) 대비 3.9%(1086가구) 증가했다. 이중 85%에 달하는 2만4815가구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대구가 3719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남(3262가구), 경북(3081가구)이 뒤를 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3000가구 가까이 매입했으나 증가 추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방에선 팔리지 않는 아파트가 쌓이는데도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이 살지 않는 사람이 서울의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을 산 사례는 4만6007명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규모로, 집값 급등기이던 2021년(5만2461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2458명), 충남(1489명), 강원(1296명), 부산(1223명), 경북(1130명) 거주자가 서울 집을 많이 샀다.

주택환매보증제도 효과 발휘할까


이달 1일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정효진 기자

이달 1일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정효진 기자


정부는 지난 9일 ‘2026 경제성장전략’에서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방주택 수요확충 3종 패키지’를 제시했다.

주목되는 건 ‘주택 환매보증제도’이다. 비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이 일정 기간 주택을 보유한 후 미리 정해둔 가격에 주택매입 리츠(REITs)에 분양주택을 환매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가격 하락 위험을 리츠를 통해 방어해주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을 공급하는 시행사가 금융기관 등과 함께 주택매입 리츠를 만들어야 하고, 미분양 주택을 판매하면서 분양을 받는 사람에게 ‘매수청구권’을 부여해야 한다. 수분양자는 일정기간 주택을 소유하다가 만기가 되면 미리 정해둔 가격에 주택을 되팔지 결정할 수 있다.

다수의 민간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유사한 환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세부 사항을 검토해 하반기에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지역 주택 구매를 고려하던 실수요자에겐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미분양을 조속히 해소할 만큼의 큰 혜택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집값 상승이 예측되지 않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하락 위험을 줄여준다는 점만으로 구매를 결정할지는 의문”이라며 “시행사가 환매를 약속하려면 결국 정부 지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도 맹점”이라고 말했다.

3종 패키지에는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던 미분양 주택 매입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세제혜택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하고, 비수도권 일부 주택에 대해서는 매입 시 1주택자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주는 ‘세컨드 홈’ 정책도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서 수도권 1주택 보유자들은 각종 세제 혜택을 받아도 비수도권에 2주택을 구매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세컨드홈 정책을 확대해도 비수도권 주택 구매에 대한 유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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