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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시간을 넘어 다시 고향으로…도천 천한봉, 도예에 평생 바친 한 장인 삶과 그 정신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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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시간을 넘어 다시 고향으로…도천 천한봉, 도예에 평생 바친 한 장인 삶과 그 정신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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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오킨스전자 부사장(오른쪽)과 천경희  도천도자미술관 대표가 기증서를 펼쳐 보이고 있다.

김상현 오킨스전자 부사장(오른쪽)과 천경희 도천도자미술관 대표가 기증서를 펼쳐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전통 도예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故 도천(陶泉) 천한봉(千漢鳳, 1933~2021년) 선생은 평생을 흙과 불 그리고 사발 하나에 담긴 정신을 탐구하며 살아온 도예가였다. 선생의 삶은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우리 도자 문화의 뿌리와 혼을 지켜낸 한 장인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천한봉 선생은 젊은 시절 일본 교토 대덕사를 방문해 대정호 찻사발을 손에 쥐었던 순간을 평생 잊지 못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둔탁해 보였으나 의외로 가볍고 깊은 울림을 전하던 그 찻사발은 선생에게 도예가로서의 사명을 새기게 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도자미술관을 세우겠다”는 다짐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 다짐은 40여년 세월이 흐른 뒤, 경북 문경에 자리한 도천도자미술관으로 결실을 맺었다. 문경은 사회, 지리, 역사적으로 도자기와 깊은 인연을 지닌 지역으로, 전통 도자의 명맥이 가장 힘 있게 이어져 온 곳이다.

천 선생은 자신이 걸어온 70여년 도예 인생이 곧 도자사 산증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공간을 세웠다. 도천도자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소유가 아닌 향유'라는 선생의 철학이 깃든 장소다. 다양한 찻사발과 문경 도자의 변화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된 이곳은 어린 세대에게도 도자의 감동을 전하고자 했던 선생의 바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현재 도천도자미술관은 천한봉 선생의 뜻을 이어 2대째 운영을 맡고 있는 도예가 천경희 대표에 의해 그 정신이 계승되고 있다. 천 대표는 선대의 작품과 철학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예가 지닌 역사성과 인간적 가치를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는 데 힘쓰고 있다. 도자 한 점 한 점에 깃든 시간과 혼을 존중하는 태도는 선생이 남긴 유산을 살아 있는 문화로 이어가려는 숭고한 실천이기도 하다.

전진국 오킨스전자 대표가 일본에서 구입한 故 도천 천한봉 선생 도자 작품 2점.

전진국 오킨스전자 대표가 일본에서 구입한 故 도천 천한봉 선생 도자 작품 2점.


지난 17일 도천도자미술관은 오킨스전자와 자매결연을 맺고 도자기 기증식을 함께 진행하며 전통문화 계승과 민간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이번 행사는 도예 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선대 장인의 정신을 다음 세대와 공유하는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기증한 도자기는 전진국 오킨스전자 대표가 일본에서 구입한 故 도천 천한봉 선생의 도자 작품 2점이다. 전 대표는 이 작품을 개인 소유로 머무르기보다 공공의 공간에서 다수의 시민이 함께 감상하고 가치를 공유해야 할 문화유산이라는 판단 아래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대한민국 전통 도예사의 중요한 문화유산이 60여년 시간을 거쳐 공공의 공간으로 기증 방식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상현 오킨스전자 부사장은 “뜻깊은 자매결연과 회사 보유 도자기 기증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 정신을 더욱 확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천경희 대표도 “이번 기증은 단순한 작품 이전이 아니라, 도예사와 왕실사 그리고 현대 사회의 문화적 책임 의식이 하나로 이어진 의미 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전시와 연구, 보존 활동을 통해 그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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