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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귀환 1년, 세계는 어디로] ④ 美·中 전문가 인터뷰 — 보호무역의 귀환, 새로운 질서인가 오판인가

조선비즈 베이징=이은영 특파원;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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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귀환 1년, 세계는 어디로] ④ 美·中 전문가 인터뷰 — 보호무역의 귀환, 새로운 질서인가 오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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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한 지 약 1년이 흘렀다. 2025년 1월 20일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 2기는 기존 미국의 국내외 정책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조선비즈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며 벌어진 미중 무역 전쟁부터 미국 현지 경제 정책, 미국과 중국 현지 전문가 인터뷰를 차례로 싣고 트럼프 2기가 그리는 미래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편집자 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1년. 세계는 다시 ‘관세의 시대’에 적응하고 있다. 미국은 관세를 앞세워 제조업 부흥과 공급망 재편을 압박했고, 중국은 세계 최대 생산기지이자 대체 불가능한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맞섰다.

미·중 경쟁 한복판에서 두 나라를 대표하는 전문가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답변은 달랐지만, 공통된 결론도 분명했다. 두 사람 모두 관세가 단순한 무역 수단을 넘어 공급망·투자·안보를 함께 흔드는 도구가 됐다는 점에 동의했다.

- 미국과 중국 가운데 협상에서 더 많이 얻은 쪽은 어디라고 보나.

왕이웨이

“세계가 가장 큰 수혜자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중·미 관세전쟁이 아니다. 국제 무역과 경제·통상 질서를 둘러싼 투쟁이며,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무역체제와 자유무역 원칙을 수호하는 문제다. 중국은 자국 이익만을 위해 미국과 싸운 것이 아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 산업 체인을 갖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국가다. 미국 운영체제나 검색엔진에 의존하지 않는다. 세계는 중국의 이러한 단호함을 보았고, 미국 역시 자국이 가진 힘의 한계를 인식하게 됐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중국이 이익을 봤다고 볼 수 있다."

허프바우어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명확한 승자를 가리기 어렵다. 관세는 상대국을 압박하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자국 경제에도 비용을 되돌려 보낸다. 일부 제조업 부문에서는 단기적인 보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소비자 가격 상승과 기업 비용 증가가 함께 발생한다. 내가 참여한 연구에서는 관세로 제조업 일자리를 일부 늘릴 수는 있어도, 그 일자리 하나를 유지하기 위해 치르는 비용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치적으로는 성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경제 전체 효율성 측면에서 손익 계산을 하기는 어렵고 복잡하다.”

- 협상 이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왕이웨이

“협정 이행 과정에서 장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협정은 사실상 문제를 뒤로 미룬 것이지, 트럼프 1기 때처럼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는 방식은 아니다. 관세로 중국을 상대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 중국은 대외무역 흑자가 1조 달러를 넘었는데, 이는 역사적인 수준이다. 미국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미국도 중국과 전면적으로 탈동조화(decoupling)할 수 없다."

허프바우어

“합의 이행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불확실성이다. 정책이 앞으로 예측 가능한지 여부다. 관세가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인식이 남아 있으면 기업은 장기 투자를 주저한다. 제조업 투자는 수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정책 방향이 자주 바뀌면 기업은 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각별히 신경을 쓰는 제조업 분야는 단기간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정책이 일관되지 않으면 관망하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관세 국면에서 관망 모드로 들어갔다.”


게리 허프바우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시니어 펠로와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학교 교수, EU 장모네(Monnet) 석좌교수.

게리 허프바우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시니어 펠로와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학교 교수, EU 장모네(Monnet) 석좌교수.



- 반도체·AI·소프트웨어 규제를 둘러싼 갈등은 얼마나 지속될까.

왕이웨이

“고급 반도체든 소프트웨어든, 미국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규제하지 않으면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더 빠르게 미국을 추월할 것이고, 규제하면 중국이 자체 개발을 하게 돼 오히려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응용 시장이기 때문에, 미국의 고급 반도체는 여전히 중국에 팔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기술을 반복·혁신하겠나. 틱톡 알고리즘 문제도 마찬가지다. 근본적 모순처럼 보이는 문제들도 결국 타협에 도달할 수 있다."

허프바우어

“기술 규제는 관세보다 훨씬 직접적인 수단이다. 관세는 가격을 올리지만, 수출 통제는 물량 자체를 막는다. 다만 이런 방식은 장기적으로 대체 기술 개발을 자극하는 효과를 낳는다. 완전한 차단보다는, 안보와 직접 연결된 영역을 좁게 정의해 관리하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 2026년 미·중 관계 최대 변수는 무엇인가.

왕이웨이

“이론적으로 가장 큰 리스크는 일부 미국의 동맹국들이다. 예를 들어 일본이나 대만은 미국을 신뢰하지 못해 중·미 관계를 끌어들이려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양측 모두 자신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물론 미국 내 기득권 세력이 문제를 일으킬 수는 있겠지만, 중·미 관계의 큰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본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허프바우어

“경제적으로는 관세의 지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이 될 수 있다. 관세는 즉각적인 충격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 비용으로 드러난다. 여기에 관세 권한을 둘러싼 미국 내 법적·제도적 논쟁이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 정책의 지속성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 관세를 통한 압박이 중국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보나.

왕이웨이

“그렇다. 중국은 미국 시장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다. 전 산업 체인을 갖춘 국가이며, 대체 시장과 대체 경로를 이미 확보했다.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는 방식은 효과를 잃고 있다.”

허프바우어

“관세는 상대국만 겨냥하는 무기가 아니다. 수입품 가격 상승은 곧바로 자국 소비자와 기업 비용으로 돌아온다. 관세가 장기화될수록, 그 부담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다.”


- 중국·일본 관계가 완화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왕이웨이

“중·일 관계가 완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우경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헌법 제9조의 제약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이는 중·미, 중·일 관계의 긴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마찰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다."

허프바우어

“미국의 동맹 관리 방식 역시 영향을 준다. 미국이 안보와 통상을 연계할수록, 동맹국들은 자국 이익을 중심으로 더 복잡한 계산을 하게 된다.”

- 미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취할 것으로 보나.

왕이웨이

“미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진정한 균형이 아니다. 과거 미·일 동맹은 일본을 억제하는 성격이었지만, 지금은 일본을 풀어주되 중·미 전략적 대국면을 파괴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입장을 조정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은 경제다."

허프바우어

“이런 상황에서 동맹국들이 선택하는 전략은 전면적 편 가르기가 아니라, 분야별 대응이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다변화라는 조합이 늘고 있다.”

- 중국·대만 관계에서 미국 역할은 어떻게 보나.

왕이웨이

“미국은 여전히 ‘현상 유지’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대규모 무기 판매는 군산복합체가 추진하는 것이며, 이는 양안 간 힘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한다. 결국 ‘대만 독립’ 세력에 용기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

허프바우어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긴장은 공급망과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 정치·안보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기업은 비용을 더 보수적으로 계산하게 된다."

베이징=이은영 특파원(eunyoung@chosunbiz.com);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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