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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이야기] 국산 수술로봇으로 비뇨기계암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다

쿠키뉴스 이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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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이야기] 국산 수술로봇으로 비뇨기계암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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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현 원자력병원 비뇨의학과 과장. 원자력병원 제공

송강현 원자력병원 비뇨의학과 과장. 원자력병원 제공



92세 할아버지가 신장암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갔다. 70대 환자는 전립선암과 신장암을 동시에 발견했지만, 단 한 번의 수술로 두 암을 모두 제거했다. 원자력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이뤄낸 성과다.

비뇨기계 암은 골반과 복부 깊숙한 곳에 자리해 중요한 신경과 혈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전립선암과 신장암 수술에서는 암을 완전히 제거하면서도 배뇨·성기능 같은 중요한 기능을 보존해야 한다. 출혈도 최소화해야 한다. 송강현 센터장은 이런 까다로운 수술에서 로봇수술 기법을 활용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암을 제거하는 것만큼이나 환자가 수술 후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립선암과 신장암을 동시에 진단받은 70대 환자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통은 두 번에 나눠 수술하지만, 고령 환자에게 반복 마취는 큰 부담이다. 송 센터장 팀은 수술 전 정밀 영상 분석으로 전략을 세웠다. 로봇수술의 정밀함을 활용해 신장 부분 절제술과 전립선 적출술을 한 번에 시행했다. 수술은 예정된 시간 내에 안정적으로 마무리됐고, 환자는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갔다.

92세 신장암 환자의 경우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고령이라 마취와 회복 과정의 위험 때문에 수술 대신 경과 관찰도 고려됐다. 하지만 본인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했다. 송 센터장은 로봇수술이 기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시야 확보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활용해 정밀한 수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수술 후 안정적으로 회복했고, 지금까지 재발 없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송 센터장의 이런 접근법은 2013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스탠퍼드 대학병원에서 연수하며 다져진 철학에서 나왔다. 스탠퍼드 대학병원은 수술로봇 개발사와 긴밀히 협력해 의료진이 개발 단계부터 임상시험, 성능 개선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최신 로봇수술 기법을 익히는 것은 물론, 의료진이 어떻게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배웠다. "임상과 기술 개발이 함께 움직일 때 환자 치료 수준이 가장 빠르게 높아진다"는 것이 그가 얻은 교훈이다.

원자력병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특성화병원으로서 새로운 의료 기술을 환자 치료에 안전하게 적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21년 국산 수술 로봇을 도입하고, 2022년 로봇수술센터를 열면서 송 센터장은 수술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왔다. 이런 임상 경험은 제조사에 전달돼 장비 개선에 활용되고, 개선된 기술은 다시 환자 치료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환자가 아프지 않게, 빨리 회복하게, 삶의 질을 지키면서 암을 이겨낼 수 있게 돕는 것이 의사의 본질"이라고 송 센터장은 말한다. 원자력병원은 공공병원으로서 새로운 의료 기술을 검증하고 환자에게 안전하게 적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임상 현장의 경험이 기술 개선으로 이어지고, 개선된 기술이 다시 환자 치료의 질을 높이는 이런 구조는 국내 의료 기술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송 센터장은 새로운 수술 기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탐험가처럼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되, 환자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신중함을 잃지 않는다. 원자력병원은 이런 의료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뇨기계 암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며,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의료 기술 발전에도 기여하는 역할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