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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00명 참석한 행사 '황당 현수막'에 말싸움…"모두가 패자, 완주군 품격 떨어질라"

프레시안 송부성 기자(=전북)(bss20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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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00명 참석한 행사 '황당 현수막'에 말싸움…"모두가 패자, 완주군 품격 떨어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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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성 기자(=전북)(bss20c@naver.com)]
주민 수백명이 참석하는 행사에 이해하기 힘든 '황당 현수막'이 등장한 데 이어 전북자치도 완주군수와 군의원이 무대 위에서 6분가량 민망한 말싸움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행정과 의회 모두 지역의 품격을 떨어뜨린 패자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은 유희태 완주군수가 이달 7일부터 16일까지 13개 읍면을 방문해 군정 방향을 공유하고 지역 현안을 청취하는 '읍면 초도방문'에서 불거졌다.

지난 13일 진행한 완주군 상관면 연초방문에는 지역 홍보물에 노란색의 대형 태양을 그려 넣고 '(유)능하신 군수님!/ (희)망찬 완주 상관면을/ (태)양처럼 빛나게 해주세요!’라는 삼행시를 소개해 참석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고산면 행사에서는 서남용 군의원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관련한 수영장 조성 문제에 대해 유 군수의 즉석 답변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약 6분가량 실랑이를 벌여 군민들이 혀를 끌끌 차는 상황이 발생했다. ⓒ독자 제공

▲고산면 행사에서는 서남용 군의원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관련한 수영장 조성 문제에 대해 유 군수의 즉석 답변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약 6분가량 실랑이를 벌여 군민들이 혀를 끌끌 차는 상황이 발생했다. ⓒ독자 제공


이어 15일 진행된 고산면 연초방문에서도 행사장 백드롭 대형 현수막에 현 단체장의 이름을 대문짝만하게 써놓고 삼행시를 소개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해 200명의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고산면 행사에서 서남용 군의원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관련한 수영장 조성 문제에 대해 유 군수의 즉석 답변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약 6분가량 실랑이를 벌여 군민들이 혀를 끌끌 차는 상황이 발생했다.

서남용 군의원은 이날 "지역에서 왜곡된 사실이 떠돌고 있다"며 "유 군수께서 수영장과 목욕탕을 조성하려 했지만 제가 반대해서 못했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듣고 싶다"고 계속 답변을 요구했다.

유희태 군수가 "이 자리는 행정과 주민이 이야기하는 자리"라며 "그 문제는 행사 끝나고 나중에 남아서 이야기하든지 하라"고 말했지만 서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답변해 달라"고 주장하는 등 6분가량 옥신각신 말싸움이 벌어졌고 한 차례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방청석에 앉은 주민들 사이에 술렁이는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두 사람은 "나중에 하시라"와 "마이크를 놓아야 하느냐"고 티격태격했다.

완주지역에는 용진읍 국민체육센터에 수영장이 있어 인근의 고산면에 추가로 조성하는 방안은 '거리제한'에 걸려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장과 군의원이 막후에서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조율할 수 있음에도 200명의 주민들이 바라보는 행사장 무대 위에서 버젓이 체면을 훼손하는 언쟁을 높였다는 점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라는 지역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상호 소통을 위한 행사에 단체장과 군의원이 험악한 말을 주고받는가 하면 행정의 수요자인 주민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백드롭 현수막을 붙였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직사회의 자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13일 진행한 완주군 상관면 연초방문에는 지역 홍보물에 노란색의 대형 태양을 그려 넣고 '(유)능하신 군수님!/ (희)망찬 완주 상관면을/ (태)양처럼 빛나게 해주세요!’라는 삼행시를 소개해 참석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

▲13일 진행한 완주군 상관면 연초방문에는 지역 홍보물에 노란색의 대형 태양을 그려 넣고 '(유)능하신 군수님!/ (희)망찬 완주 상관면을/ (태)양처럼 빛나게 해주세요!’라는 삼행시를 소개해 참석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


전직 공무원인 K씨는 "공무원 출신이라는 게 이렇게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며 "수백명이 참석하는 단체장의 연초 읍면 방문행사에 '유능하신 군수님'이라 말하고 단체장 이름을 남산처럼 크게 써놓는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결코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군민은 안중에 없고 오직 단체장에게 잘 보이면 된다는 구태가 작용한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할 일"이라며 "항간에는 단체장의 인사권을 인공지능인 AI에 주지 않는 한 이런 사달이 반복될 것이라는 비애 섞인 말들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40대의 주민은 "주민을 최우선한다면서 막상 현장에서는 단체장 위주로 행사가 진행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단체장이나 군의원에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행정과 의회 모두를 직격했다.

이 주민은 "서로 오해와 갈등이 있으면 현명한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게 지역의 리더"라며 "수백명의 주민이 보는 앞에서 품위를 떨어뜨리고 눈살 찌푸리는 언행을 했다는 점에서 양자 모두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50대의 다른 주민은 "이번 문제로 행정이나 군의회, 공직사회 모두가 패자가 됐다"며 "그동안 벌어놓은 완주군의 위상과 품격이 한순간에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송부성 기자(=전북)(bss20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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