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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고정 지출만 550만원인데" 손님 말랐다...사라지는 '동네 목욕탕'

머니투데이 최문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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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고정 지출만 550만원인데" 손님 말랐다...사라지는 '동네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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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845개→2024년 5737개 '절반' 수준… "취약계층엔 대중목욕탕 역할 커"

사진은 16일 오전 서울 강북구 대중목욕탕 '우영탕' 카운터 모습./사진=최문혁 기자.

사진은 16일 오전 서울 강북구 대중목욕탕 '우영탕' 카운터 모습./사진=최문혁 기자.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오지 않죠. 5년 뒤면 다 사라질 것 같아요." 서울 강북구 대중목욕탕 '우영탕' 주인 손영구씨(68)는 "손님은 60대 이상 단골밖에 없다"고 했다. 카운터에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80세 이상인 분은 보호자와 함께 입장해 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우영탕 입구에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 촬영 차 방문한 연예인들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방송에 소개된 직후였지만 손님이 늘진 않았다.

K-컬쳐 인기에 힘입어 한국식 목욕 문화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지만 운영난을 겪는 동네 목욕탕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19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전국 목욕장업 업소는 5737개로 집계됐다. 매년 감소세다. 20년 전인 2004년(9845개)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가 펴내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찜질방'(jjimjilbang)이 등재됐다. 한국식 목욕탕은 '케이팝 데몬헌터스'에도 등장하면서 외국에 알려졌다.

외국인이 찾는 만큼 이를 겨냥한 목욕탕도 생겨나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이다. 다만 기존 대중목욕탕과는 다른 형태다.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 내 목욕장업 영업 허가받은 업소 26곳 중 23곳은 고급 스파·헬스장·세신샵 등이다.

김수철 한국목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은 일반 대중목욕탕이 아닌 고급 스파·숯가마 찜질방 등 체험을 제공하는 관광객용 목욕업 업소로만 이어진다"며 "동네 목욕탕은 전혀 다른 업종에 가깝다"고 했다.


일반적인 동네 목욕탕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영탕도 하루 평균 손님은 약 30명에 그친다. 대중목욕탕은 손님이 줄면 운영난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고정비용이 커서다. 우영탕도 매달 △가스비 약 300만원 △전기세 약 150만원 △수도세 약 100만원 등이 고정비용으로 나간다. 인건비를 포함하면 실제 고정지출은 더 크다.

일각에서는 복지 차원에서 사라지는 대중목욕탕 유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복지 측면에서 대중목욕탕은 한국만의 건강 인프라"라며 "겨울철 취약계층에게는 대중목욕탕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요양보호 프로그램에 목욕이 필수로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석 교수는 "공공기관이 직접 운영하면 시설 관리에 어려움이 있고 목욕탕 자체가 계층 분리를 상징하는 시설이 될 우려가 있다"며 "목욕탕을 운영하는 민간 사업자를 지원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한 한옥 스파의 외국어 홍보 이미지./사진='더 설하'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은 서울 마포구 한 한옥 스파의 외국어 홍보 이미지./사진='더 설하' 인스타그램 캡처.



최문혁 기자 cmh621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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