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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중국경제 발전의 블랙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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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중국경제 발전의 블랙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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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혁당 사건' 재심 故 강을성 '무죄' 선고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
끊임없는 내부 성과경쟁 바탕으로
수출 다변화 전략 등으로 흑자 견인
韓, 이념논쟁 넘어 협력 모색해야


지난해 경제 실적 잠정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 성장치를 2.7%로 발표했다. 미국도 2% 정도라고 한다. 중국 실적은 곧 발표된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문제와 무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목표치인 5%에 근접해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2014년 10조 달러에 이어 11년 만에 20조 달러가 된다니 놀랍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압하고 일극 체제를 되찾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당수가 중국의 통계 조작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우리는 세계의 변화와 함께 중국 경제발전도 보다 냉철하게 분석하는 눈이 필요하다.

전 세계는 현재 전통적 산업화 완성 이후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기적 대전환기다. 출발점은 거의 같다고 봐야 한다. 산업혁명의 시발이 영국이었지만 마지막 승자는 미국이었다. 그만큼 최종 승자를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디지털화에서도 뭔가를 입혀야 한다. 일단은 미국이 앞서는 것 같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기치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를 위해 자신들이 주도한 기존 질서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 올인하는 이유는 반도체 산업 자체 발전과 함께 이를 군수산업에 가장 먼저 적용해 확실한 군사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아직도 대척점은 중국이다.

미국은 영국식 산업혁명에 제도적 보완을 주도해 승자가 됐다. 보통교육 의무화와 대학의 특화 발전, 군수산업 지원을 통한 산업정책, 시장과 인센티브 보장을 들고 나온 자본주의의 실행 등이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세계 패권을 쥐고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등 범세계적 제도를 통한 세계 질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각국의 비교 우위를 인정하고 전 세계를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는 세계화도 추구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을 계기로 미국의 기존 질서를 적극 활용해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아시아 발전 모델의 추수자만이 아니었다. 중국은 한때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었으나 세계를 호령한 적은 없다. 범국가적인 자부심이 1978년 개혁·개방 선포 이후 근 반세기만에 빠르게 주요 2개국(G2)이 됐다.


그 핵심은 인사다. 극렬한 경쟁 체제를 작동시켰다. 공산당 일당 독재 국가이지만 불규칙적으로 발전 모델을 계속 만들어 가고 있다. 공산당이 당과 정부 인사에서 적어도 5년마다 성과 경쟁을 통해 끊임없이 새 피를 수혈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인사가 일정 자격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를 시작으로 또다시 5년 중기발전 목표가 제시된다. 큰 화두만 던지지 세세한 목표가 없다. 현장 책임자들 간의 혁신을 통한 성과 경쟁 실험이 시작된다. 성과는 인사고과에 반영되고 성과자는 더 높은 직위에 오르게 된다. 이 전통이 덩샤오핑이 도입한 최고의 중국경제 발전 모델이다.

수백 년을 통해 축적된 범세계적 화교네트워크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1년 난징에서 개최된 ‘세계화상대회’에서다. 지난해 작고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양전닝이 일찍이 중국의 기술 입국을 주창해 ‘양전닝 키즈’를 고취시키던게 귓가에 생생하다. 세계적 건축가인 이오 밍 페이도 상하이·쑤저우를 세계적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문에 응했다.


외부의 압력도 내수 진작과 수출선 다변화로 상당 기간 버틸 수 있다. 중국은 31개 성·시로 구성된 큰 나라다. 지난해 성장을 이끈 지역은 후베이성과 쓰촨성 등 중부 내륙이었다. 그만큼 프론티어(개척지)가 남아 있다. 미국으로부터 징벌적 상호관세라는 폭탄을 맞아 대미 수출이 19.5%나 격감했지만 유럽연합(EU)과 아프리카 수출이 각각 9.0%와 26.5% 늘어나는 등 다변화에 성공했다. 결과는 1조 2000억 달러의 흑자였다.

역사적 예지와 현대적 통찰을 종합하려는 노력이 소리 없는 성장의 근원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놓고 국내에서 말이 많았다. 공산당 일당독재와 북한을 연계하는 등 이념 논쟁에만 허우적거릴 것이 아니다. 미국에도 친중 인사는 많다. 우리 생존을 위해 실질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중국화만 지향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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