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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과 단식이 보수 대통합일까[정치프리즘]

이데일리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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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과 단식이 보수 대통합일까[정치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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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제명 재심 신청 안 하고 떠나겠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기고
장동혁 국힘 대표 단식 돌입···한동훈 제명 반발, 차단 시도
지방선거 앞두고 최악 내홍···대통합 위해 장·한 악수가 먼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명분은 더불어민주당의 2차 종합 특검 법안 강행 처리를 막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추진하는 통일교·공천헌금 특검 법안을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시점상 두 가지 목적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 구형을 내렸는데 이에 대한 지지층 분열을 막고 당 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제명 처분을 내린 결정에 대한 당내 반발 기류를 차단하기 위한 승부수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장 대표의 단식으로 인해 당의 혼란은 신속하게 봉합되고 지방선거를 향한 보수 진영의 전투력은 되살아날까.

장 대표의 단식이 정치적 효과를 발휘하려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논란이 일단락돼야 한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13일 한 전 대표의 가족 연루 의혹이 불거진 이른바 ‘당원게시판(당게) 사태’와 관련해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한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최악의 내홍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비판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를 제명한 데 대해 ‘승리의 길을 벗어나 도대체 왜 자멸의 길을 가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의 비판은 장 대표와 한 전 대표를 둘러싼 갈등과 충돌이 지방선거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염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의 염려만큼이나 지방선거 구도는 국민의힘에 악화일로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월 6일부터 8일까지 실시한 조사(전국 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p, 응답률 11.6%,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올해 6월 실시하는 지방선거의 구도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3%,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3%로 나왔다.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면 좋겠다’는 국정안정론이 10%p 더 높게 나왔다.

유권자들이 이번 6월 지방선거를 이재명 정부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본다면 야당 후보(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성향의 후보)가 많이 당선되는 기회가 생길 것이고 선거를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에 대한 심판으로 판단한다면 여당 후보(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성향의 후보)가 많이 당선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60대에서 여당 선호 45%, 야당 선호 35%다. 지역별로 보면 이번 선거의 중대 분수령이 될 서울에서는 여당 선호 42% 대 야당 선호 35%, 인천·경기에서는 45% 대 30%, 중도층에서는 44% 대 28%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의 최대 걸림돌은 중도 외연이 확장되는 않는다는 점이다. 중도층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방선거가 ‘정권 견제’ 국면이 아니라 ‘정권 안정’ 국면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은 정당 지지율에도 경고등이 들어와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조사(전국 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p, 응답률 11.9%)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었는데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41%, 국민의힘은 24%였다. 격차는 무려 17%p에 달한다. 이는 통상적인 선거 국면에서 뒤집기 어려운 수준이다. 연령대별로 보더라도 국민의힘은 대부분 세대에서 열세다. 30대에서는 민주당 34%, 국민의힘 24%로 청년층에서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다. 그래도 2030 MZ(밀레니얼+Z)세대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경합해 볼 만한 수준으로 나타났던 적도 있었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최근 국민의힘 내부 분열 상황까지 겹치면서 청년세대의 경쟁력마저 상실해 가고 있는 모양새다. 60대에서도 민주당 47%, 국민의힘 27%로 나타났다. 보수의 핵심 지지층으로 여겨졌던 60대마저 민주당에 뒤처진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소한 진영의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보수 대통합을 위해 필요한 결단은 장동혁 단식 그리고 한동훈 제명이 아니라 장동혁과 한동훈의 악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