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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킴이’ 당근, 효능 높이는 섭취법[정세연의 음식처방]

동아일보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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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킴이’ 당근, 효능 높이는 섭취법[정세연의 음식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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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겨울이 되면 몸의 기운은 자연스럽게 안으로 움츠러든다. 혈액순환은 더뎌지고, 눈은 쉽게 침침해지며 입과 코, 기관지 점막은 메마르기 쉽다. 이럴 때 약보다 먼저 챙길 수 있는 겨울 보약 채소가 있다. 바로 당근이다.

당근 하면 ‘눈에 좋다’는 말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로 당근에는 루테인과 제아잔틴(제아크산틴)이 풍부하다. 그러나 당근의 진짜 힘은 특정 성분 하나에 있지 않다. 한의학적으로 당근은 양혈명목(養血明目), 즉 혈액을 자양해 눈을 밝히는 식재료다. 눈으로 충분한 혈액이 가지 않으면 아무리 루테인을 섭취해도 효과는 반감된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과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현대인의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건조해지는 이유다.

당근의 효능은 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네덜란드에서 성인 2만여 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주황색 채소를 섭취한 그룹, 특히 당근 섭취가 많은 그룹에서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가장 낮았다. 하루 당근 섭취량이 25g 늘어날 때마다 심장병 위험은 30% 이상 감소했다. 겨울철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에 당근이 더없이 좋은 이유다.

당근은 점막도 튼튼하게 한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입, 코, 기관지 점막을 보호한다. 점막이 건강해야 바이러스와 세균을 막아내고 염증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춥고 건조한 계절일수록 점막은 쉽게 손상된다. 흡연자의 경우 베타카로틴을 영양제로 섭취하면 오히려 폐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지만, 식품으로 섭취하는 당근은 안전하다.

당근은 뿌리만 먹기 아까운 채소다. 잎까지 함께 먹으면 순환과 해독 효과가 더해진다. 당근잎은 향이 좋고 혈류를 돕는 작용이 있어 눈 충혈이나 안압이 높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겨울철 대사가 떨어지며 쌓이기 쉬운 노폐물 배출에도 제격이다.

당근의 효능을 제대로 누리려면 ‘궁합’이 중요하다. 베타카로틴은 지용성이므로 지방과 함께 섭취해야 흡수가 잘된다. 첫째는 카레다. 카레의 지방 성분은 당근 흡수를 돕고, 커큐민(쿠르쿠민)은 치매 예방에 시너지를 낸다. 둘째는 올리브유다. 채 썬 당근에 올리브유를 더하면 혈관과 눈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다. 셋째는 무첨가 땅콩버터다. 당근 스틱에 찍어 먹으면 불포화지방과 항산화 성분이 더해져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당근은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살짝 익히면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 볶거나 찌는 방식이 부담스럽다면 국이나 찌개에 썰어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날것과 익힌 것을 상황에 따라 번갈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다만 몸에 열이 쉽게 오르고 염증 반응이 잦은 사람은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소량을 꾸준히 섭취하는 편이 낫다. 당근은 하루 100g, 중간 크기 반 개면 충분하다. 가능하다면 세척 당근보다 흙당근을 고르는 것이 좋다. 겨울은 ‘잘 채우는 계절’이다. 눈이 침침하고 몸이 쉽게 지친다면 식탁 위의 당근 한 조각이 가장 실용적인 음식처방이 될 수 있다. 매일의 식사가 곧 약이 되는 순간은 이렇게 조용하고 단순하게 찾아온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세연의 라이프연구소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1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111만 명이다.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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