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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위협에 유럽 격앙…친트럼프 멜로니도 우려

아주경제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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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위협에 유럽 격앙…친트럼프 멜로니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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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단 반발 속 "제재는 실수"…동맹 균열 신호 확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사진=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추진에 반대하는 유럽 동맹국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유럽 전역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우호적인 유럽 정상으로 꼽히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까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국가들을 상대로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다음 날인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 주요 정상들은 즉각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자제해 온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완전히 틀렸다"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X·구 트위터)에 "중국과 러시아가 신나는 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그린란드 안보 문제는 나토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관세는 유럽과 미국을 더 가난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내부에서는 허탈감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EU는 트럼프 행정부와 어렵게 무역 합의를 타결했지만, 이를 두고 '굴욕적 협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7월 스코틀랜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대부분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합의를 체결했다.

같은 해 9월 프랑스 싱크탱크 지정학연구그룹(GEG)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2%가 "굴욕감을 느낀다"고 답했고, 50%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사임을 지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관세 위협에 대해 "유럽 정상들에게 '어떤 합의도 최종은 아니다'는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켰다"며 "불과 6개월 만에 합의를 뒤집으며 가까운 동맹국들을 모욕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밀착한 정상으로 꼽히는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선을 그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18일 방한 중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제재 부과는 실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했고 내 생각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그린란드 매입 추진을 견제하기 위해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유럽 국가들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파병에 반대해 직접적인 대상은 아니지만,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EU 경제권 전체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멜로니 총리는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도 통화했다며 "나토가 이 문제와 관련해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 사이에 이해와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며 "나토가 전략적 영토에 대한 위협에 공동으로 억지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 내에서는 미국에 대한 보다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고위 유럽의회 의원은 지난해 체결된 대미 무역 합의 중단을 요구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국제경제위원장은 "2년 차에 관세가 안정될 것이라 기대했던 이들이 착각했음을 깨닫게 됐다"며 "유럽의 반격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해당 국가들에 개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적 논란도 제기된다. AP 통신은 EU가 단일 시장이라는 점에서 개별 국가를 상대로 관세를 매길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를 두고 미 연방대법원이 심리 중인 만큼, 실제 집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주경제=원은미 기자 silverbeaut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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