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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공기는 팽팽하게 긴장돼 있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베르나베우의 시선은 선수단과 플로렌티노 페레스(79) 회장을 동시에 겨누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와 레반테의 라리가 경기 현장을 집중 조명하며 "베르나베우의 분위기가 최근 수년 간 보기 드물 만큼 첨예했다"라고 평가했다. 결과는 2-0 승리였지만, 관중의 반응은 냉담하거나 날카로웠다고 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레반테를 2-0으로 꺾으며 연패 흐름을 끊었다. 그러나 경기 결과와 달리 홈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스페인 슈퍼컵 탈락, 코파 델 레이 탈락, 그리고 감독 교체까지 불과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 베르나베우의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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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경기는 시작 전부터 예고돼 있었다. 시내 곳곳에는 페레스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렸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경기 중 항의 구호를 외치자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실제로 전반 5분과 하프타임 무렵, "플로렌티노 사임"이라는 구호가 경기장을 울렸다. VIP석에 있던 페레스 회장은 굳은 표정 속에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날 경기는 사비 알론소 감독 경질 이후 처음 치러진 리그 경기였다. 지휘봉은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를 이끌던 알바로 아르벨로아 감독이 잡았다. 그는 43번째 생일에 첫 라리가 승리를 거뒀지만, 베르나베우의 소음 속에서 축하를 만끽하긴 어려웠다.
아르벨로아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진화를 시도했다. 그는 고(故) 후안 고메스 '후아니토'를 언급하며 "베르나베우의 90분은 매우 길다"는 유명한 말을 꺼냈다. "팬들이 상처받고 실망한 걸 이해한다. 하지만 선수들을 지지해달라"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그의 요청은 경기 내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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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의 화살은 선수들에게도 향했다. 특히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 그리고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집중 타깃이 됐다. 이들은 사비 알론소 감독의 전술 구상에 회의적이었던 핵심 선수들로 거론돼 왔고, 그 여파가 팬들의 반감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흥미롭게도 킬리안 음바페는 야유 대상에서 벗어났다. 그는 선제골을 넣으며 승부를 열었고, 경기 종료 후에는 오히려 야유를 멈춰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비니시우스 역시 팔을 들어 관중의 응원을 요청했지만,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박수가 있었으나, 휘파람 소리가 더 컸다. 비니시우스는 종료 휘슬과 동시에 가장 먼저 그라운드를 떠났다.
경기 도중에는 또 다른 상징적 장면도 나왔다. 조직 응원석 '그라다'가 팀을 응원하자, 다른 관중석에서 다시 야유가 터져 나왔다. 베르나베우 내부에서도 균열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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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벨로아 감독은 경기 후 비니시우스를 공개적으로 감쌌다. 그는 "비니시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 중 하나"라며 "나는 그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고, 동료들에게도 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감독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실수에는 가차 없었다. 딘 하위선과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의 실책에는 즉각적인 야유가 쏟아졌다. 반면 유스 출신 곤살로 가르시아와 헤딩골을 넣은 라울 아센시오는 박수를 받았다. 마스크를 쓰고 뛴 아센시오의 득점은 이날 몇 안 되는 긍정적인 장면이었다. 후반 교체 투입돼 흐름을 바꾼 아르다 귈러는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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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3점을 얻었지만, 문제는 남았다. 팬심은 돌아서 있었고, 회장과 선수단을 향한 불신은 여전히 깊다. 아르벨로아 감독의 생일 선물은 승리였지만, 베르나베우 안팎의 분위기를 수습하기엔 아직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보인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