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관세 왕’이라는 문구를 붙인 흑백 사진을 올렸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대해 심리 중인 가운데 관세 정책의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
미국 정부가 연일 관세 압박 수위를 높이며 자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관세협상이 타결된 한국에 대해서도 언제든 추가 조건을 꺼내 들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 산업과 기업에 불이익이 없도록 대미 통상 전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16일 미국 뉴욕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공장 착공식에서 “대만과의 무역협정에 명시된 잠재적 관세가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하려는 모든 기업은 두 가지 선택이 있다. 100% 관세를 지급하거나 미국 내에 (생산시설을)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지으라는 거듭된 요구인 셈이다. 미국은 전날 대만과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무역협정에 합의하면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세 인하를 직접 연계시켰다. 대만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간에는 그 생산능력의 2.5배까지 관세를 면제하는 인센티브를 준 것이다. “대만 전체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량의 40%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게 목표”라는 러트닉의 반도체 야심은 가히 ‘강탈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내는 이런 ‘추가 신호’들은 한국 정부·기업으로선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없다. 대만보다 먼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할 때 ‘반도체 교역 규모가 한국 이상인 국가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최혜국 대우)는 안전장치를 지키는 게 관건이 됐다. 실제로 미 상무부는 ‘대만과 같은 면제 기준이 한국에도 적용되느냐’는 국내 언론 질의에 “국가별로 별도 합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언제든 ‘추가 투자’를 요구할 수도 있고, 아직 확정되지 않은 반도체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청와대는 18일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에 명시된 대로 ‘불리하지 않은 대우 원칙’에 따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정부 방침대로 ‘반도체 최혜국 지위’를 확고히 하고 이를 협상 지랫대로 삼아 추가 요구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가뜩이나 해외 투자 증가로 인한 환율 불안이 우리 경제의 현안이 됐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생산시설이 미국에 추가 건설된다면 국내 산업 기반과 일자리 부족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관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는 트럼프 시대다. 미국이 무한 반복할 수 있는 관세 압력과 추가 요구에 대해 주도면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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