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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구 1500만명인데…여전히 입주 벽 높은 청년임대주택

이데일리 김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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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구 1500만명인데…여전히 입주 벽 높은 청년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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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살 수 없는 곳, 여전히 多
‘퇴거’ 엄포에 저렴한 임대주택 포기도
전문가 “선택지 넓혀야…펫티켓도 필요”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반려인구가 150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각종 청년주택은 반려동물 양육이 어려운 상황이다. 법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진 않지만 각 공동주택별 규약에 따라 이를 허용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입주자 공고에서도 반려동물과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최초 반려동물 친화 청년임대주택 ‘견우일가’. 서대문구가 2021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곳이다. (사진=서대문구 제공)

전국 최초 반려동물 친화 청년임대주택 ‘견우일가’. 서대문구가 2021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곳이다. (사진=서대문구 제공)


1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시 등에 따르면 각 청년임대주택에서 반려동물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다만 공동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공동주택별 규약에 따라 반려동물 양육을 금지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이전까지는 청년안심주택에서 반려동물 양육이 불가능했지만 시가 규제철폐안으로 해당 내용을 삭제하며 반려동물을 키울 길이 열렸다.

하지만 여전히 반려동물로 인해 청년임대주택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에 거주 중인 이모(29)씨는 “강아지를 2마리 키우고 있는데 (청년안심주택 운영 측에) 문의해보니 가능은 한데 항의가 들어오면 퇴거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며 “결국 포기하고 조금 부담스럽지만 반려동물이 가능한 월세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입주자 공고문에는 양육 허용 여부가 명확히 쓰여있지 않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본지가 지난해 4월 이후 나온 청년안심주택 관련 공고 143곳을 분석한 결과 최초 모집 11곳의 경우 모두 반려동물을 허용하는 문구가 있었으나 추가모집 129곳 중 22곳(17.1%)만 반려동물 관련 지침이 있었다. 22곳마저도 절반 이상인 14곳에는 반려동물 금지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규제 철폐 발표 이전 추가모집 단지의 경우 규제 철폐안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민간이 운영하는 청년임대주택의 경우 지자체·공공기관에서 무조건적으로 반려동물 양육을 허용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임대주택은 엄연히 민간 소유인데 이를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규제 철폐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게 됐지만 임차인들의 판단에 따라 (양육 가능 여부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청년안심주택 규모가 크지 않고 반려동물에 대해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들이 공존하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입주민들의 반발도 상당한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임대사업자들도 반려동물 양육에 호의적이지 않다. 서울에서 청년안심주택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 냄새가 난다거나 시끄럽다는 민원이 빗발친다”며 “사업자 입장에서도 퇴거할 때 오염을 원상복구해야 하는데 청년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반발하는 경우도 많은데 난처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반려인구가 150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청년임대주택 반려동물 양육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에 걸맞은 에티켓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경 한국반려동물진흥원 교육센터장은 “반려동물을 금지하는 것은 현재 (반려동물 친화적인) 사회적 흐름이나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며 “청년주택의 경제적 복지 가치와 반려인의 정서적 복지 가치의 충돌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반려인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느냐 안 주느냐가 핵심”이라며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시키고 마킹이나 배변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하는 등 ‘펫티켓’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