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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거리가 40분 걸려”…마라톤 대회 ‘교통지옥’ 막는 지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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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거리가 40분 걸려”…마라톤 대회 ‘교통지옥’ 막는 지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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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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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 사는데 마라톤 대회 교통 통제로 집 앞 5분 거리를 가는 데 30~40분이 걸려 주말마다 지옥을 맛본다.” “평소 차로 20분 걸리는 공방까지 1시간10분이 걸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마라톤 대회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글을 흔히 볼 수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 상인회 상인들이 마라톤 대회로 차량 진입이 막혀 장사를 할 수가 없다며 분노해 대회가 열리는 날 꽹과리를 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마라톤 대회가 급증하면서 서울 시내 곳곳에서 교통 통제 등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관련 지침을 내놨다.



18일 서울시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지난해 말 ‘서울시 주최·후원 마라톤 대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요 마라톤 대회 운영사에 알리고 올해 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지침은 서울시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행사 중 1개 구 이상에 걸쳐 열리고 교통 통제가 필요한 대회에 적용된다.



지침을 보면, 해당 마라톤 대회들은 출발 시각을 기존 오전 8~9시에서 아침 7시30분 이전으로 앞당겨야 한다. 대회가 오전 10시께 끝날 수 있도록 유도해 교통 통제로 인한 불편을 줄인다는 취지다. 광화문광장 1만5천명, 서울광장 1만2천명, 여의도공원 9천명, 월드컵공원 7천명 등 장소별 참가 인원도 준수해야 한다.



소음과 쓰레기에 대한 규정도 생겼다. 대회 운영사는 마라톤 대회로 도로 위에 생기는 쓰레기를 빠르게 수거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다음 대회 운영 때 불이익을 받는다. 출발지 무대 행사에서 디제잉, 고적대, 전자 음향 사용도 금지된다. 진행 시간 동안에는 소음을 65데시벨(㏈) 이하로 맞춰야 한다.



안전 관련 지침도 강화됐다. 운영사는 급수대를 2~5㎞ 구간별로 설치해야 한다. 하프마라톤은 구급차 12대 이상을 배치해야 하고, 10㎞ 이상 코스일 경우 6대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구급차 안에는 응급구조사 1명이 있어야 하고, 도착지에는 의사가 1명 이상 필요하다.



서울시는 또 러닝의 상징성과 알코올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무알코올 주류를 포함해 주류업체의 대회 협찬을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류 업체들이 참가자에게 무알콜 맥주를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를 했다.



서울시가 이처럼 마라톤 대회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건 달리기 열풍으로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가 늘어나면서 교통체증, 쓰레기, 소음 관련 민원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마라톤 대회가 142회 열렸다. 특히 최근 마라톤 대회가 급증하면서 대회를 제대로 운영할 능력이 없는 업체도 늘어나 일부 대회는 안전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5년 11월10일 여의나루역에 있는 러너스테이션에서 러닝 분야 관련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마라톤이 많은 시민이 함께 즐기는 체육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지만 도심 교통 통제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만큼 주최기관과 협력해 출발시각을 앞당기거나 우회로를 확보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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