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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중심대학 10곳 선정… ‘1.61%’의 인재 벽 넘을 승부수

이데일리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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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중심대학 10곳 선정… ‘1.61%’의 인재 벽 넘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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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중국 48.68%·미국 35.47% ‘쏠림’ 속
정부, AI중심대학 10곳 선정해 최대 8년 지원
연 30억 원 투입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전 세계 AI 인재는 지금 ‘한쪽으로 기울어진 지도’ 위에 서 있다.

NeurIPS 등 주요 학회 논문 출판을 기준으로 AI 연구 거점을 집계한 결과, 중국이 48.68%, 미국이 35.47%로 두 나라만 합쳐도 84.15%에 달한다. 싱가포르(5.61%)와 유럽(5.35%)이 뒤를 잇고, 한국은 1.61%에 머문다. AI 인재가 극단적으로 집중된 구도에서 ‘총량 경쟁’은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뜻이다.

이 격차를 전제로 정부가 꺼낸 카드는 ‘대학’이다.

AI 인재 집중도(지역별 AI 인재 분포). NeurIPS 등 주요 학회 논문 출판을 기준으로 AI 연구 거점을 집계한 결과,

AI 인재 집중도(지역별 AI 인재 분포). NeurIPS 등 주요 학회 논문 출판을 기준으로 AI 연구 거점을 집계한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부터 2026년도 ‘인공지능중심대학(AI중심대학)’ 사업을 공고하고, 올해 총 255억 원 규모로 10개 대학을 신규 선정한다고 18일 밝혔다.

대학을 AI 인재 양성의 관문이자 확산 거점으로 삼아, 인재의 절대량이 아닌 ‘활용과 생산성’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방향이다.

이번 사업은 기존 소프트웨어(SW) 교육 기반을 바탕으로 대학 내 AI 교육체계를 빠르게 확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델을 직접 개발·구현하는 ‘AI전문인재’뿐 아니라, 인문·사회·의학·제조 등 각 전공에서 AI를 접목해 성과를 만드는 ‘AX(인공지능 전환) 융합인재’를 체계적으로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2026년 10개교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30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선정된 대학은 최장 8년(3+3+2년) 동안 매년 30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 대학당 최대 지원액은 240억 원이다.

선정 구조는 ‘전환 7, 신규 3’이다. 10개교 중 7개교는 기존 SW중심대학에서 전환하는 대학, 3개교는 SW중심대학을 수행 중이지 않은 신규 대학으로 뽑는다.

공고 기간은 전환대학이 1월 19일부터 2월 25일까지, 신규대학이 1월 19일부터 3월 31일까지다. 전환대학은 공고일 기준 SW중심대학 과제를 수행 중인 대학이 신청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일반 4년제 대학이다. 과기정통부는 중복 투자를 줄이기 위해 ‘AI거점대학(9개 지역거점국립대학)’과 ‘AI단과대학(4대 과학기술원)’은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미 별도 트랙으로 지원받는 거점을 빼고, 일반 대학의 AI 교육 확산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총장 직속 전담조직, 브릿지 교과, 장기 인턴십

AI중심대학은 네 가지 축으로 움직인다.

첫째, AI 교육 체계 혁신과 제도 개선이다. 대학은 총장 직속 전담조직을 두고 학사-석사 연계과정(패스트트랙), AI융합학과 운영체계, 교원 평가·보상 강화, AI 실습 연구환경 구축 등 ‘교육 인프라’를 통째로 바꾼다. 산업 수요에 맞춘 특성화 커리큘럼으로 재편도 추진한다.


둘째, AI 특화 교육과정이다. 전공과 무관하게 AI 기초·활용 교육을 제공하고, 전공지식과 AI를 잇는 ‘브릿지 교과’를 새로 개발해 인문·사회·의학 등 비전공자도 AI를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업-대학 협력 모델을 통해 취업 연계 프로그램, 장기 인턴십, 산업계 멘토가 참여하는 산학 프로젝트도 강화한다.

셋째, 산업 AX 전환과 창업 활성화다. 대학-산업계 공동 참여 조직(가칭 교과과정혁신위원회)을 구성해 교육과정과 교원 발굴·추천 등을 정기적으로 논의하고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기업 맞춤형 커리큘럼과 산업 문제 해결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한다. 학생 창업을 위해 멘토링, AI 실습환경, 지원금 등 ‘도전 기반’ 지원도 확대한다.

넷째, AI 가치 확산의 거점 역할이다. 대학 인프라를 지역사회에 개방해 초·중등 AI캠프, 재직자 기술 세미나, 소외계층 AI 봉사단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학이 만든 우수 강의 콘텐츠는 온라인 통합 플랫폼 ‘우리의 AI 러닝’(3분기 서비스 개시 예정)을 통해 무료 공개해 확산을 노린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대학은 AI 인재 양성의 관문으로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AI중심대학과 SW중심대학이 긴밀히 협력해 AI·SW 핵심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AI 교육 가치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국·미국 쏠림’이 만든 질문, 한국의 답은 ‘전 국민 활용’

전 세계 AI 인재가 중국·미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구조에서 한국이 같은 방식으로 추격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승부처는 ‘총량’이 아니라 ‘활용’이라는 판단이 설득력을 얻는다. 전 국민이 AI를 도구로 쓰고, 전 산업이 발견과 개선의 루프를 표준화할 때 연구·산업 생산성에서 역전의 틈이 생긴다.

AI중심대학은 그 전략의 시작점으로 설계됐다. 학생 개인의 취업 역량을 넘어, 산업 현장의 AX 전환을 밀어붙이는 교육-산학 결합형 플랫폼을 대학에 심겠다는 것이다. ‘1.61%’라는 숫자는 인재의 부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방향을 명확히 한다. 한국의 성패는 “얼마나 많이 뽑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넓게 쓰게 만드느냐”에 달렸다.

사업 설명회는 1월 29일 오전 10시 서울 포스트타워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공고 및 세부 내용은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