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꿀 먹은’ 나경원…“윤 체포는 불법” 샤우팅 하더니 징역 5년엔 침묵

한겨레
원문보기

‘꿀 먹은’ 나경원…“윤 체포는 불법” 샤우팅 하더니 징역 5년엔 침묵

서울맑음 / -3.9 °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해 1월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해 1월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건 내란 사건 수사를 피하기 위해 대통령경호처에 위법한 지시를 한 것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온 가운데, 공수처 체포영장이 ‘불법’이라며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지난해 1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 및 집행, 서울서부지법의 영장 발부는 모두 위법이라는 윤 전 대통령 쪽 주장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공수처가 직권남용죄로 수사를 개시한 뒤 관련 범죄인 내란죄로 수사를 확장한 것에 문제가 없으며, 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것도 관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으로 영향력을 남용해 영장 집행을 저지했는데, 이는 일신의 안위를 위한 것이며 대통령경호처를 사실상 사병화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법원 선고 뒤 정치권의 시선은 국민의힘으로 쏠렸다. 국민의힘이 공수처 수사가 ‘불법’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궤변을 확대재생산 해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월15일 공수처가 두 번째 시도 만에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자, 체포영장 집행은 “불법”이라며 오동운 공수처장을 고발한 바 있다. 권영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 체포는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와 위법 소지가 다분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 더불어민주당과 내통한 경찰이 만든 비극의 삼중주”라고 주장했다.



두 차례에 걸친 서부지법의 체포영장 발부, 한 차례의 이의신청 기각, 서울중앙지법의 체포적부심 기각까지 각기 다른 4명의 판사를 통해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의 정당성이 입증됐음에도, 윤 전 대통령 쪽 주장에 동조하기만 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하기도 했다. 나경원·윤상현·박대출·이상휘·강명구·조배숙·조지연·이만희·성일종·이철규·정희용·김정재·정점식·권영진·이종욱·강승규·박성민·구자근·유상범·장동혁·김위상 의원 등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 30여명이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 앞에 몰려갔고, 그에 앞서 공수처가 1차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할 때는 40명 넘게 모이기도 했다.



특히 나경원 의원은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체포영장을 ‘불법’이라고 강변하며 영장 집행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인물 가운데 하나다. 나 의원은 지난해 1월15일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2차 체포영장 집행 규탄 시위에서 “아무리 살인범 현행범이라고 해도 법이 살아 있어야 되는 것이다. 직무만 정지되어 있지 현행 대통령에게 무리하고 불법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



이후 “대통령에 대한 불법수사와 불법구금 만행을 주도한 민주당의 하명수사처, 불법수사처 공수처는 마땅히 폐지돼야 한다”며 공수처 해체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심 선고가 나오면서 이런 주장들은 모두 ‘궤변’으로 드러났지만, 국민의힘과 관저 앞에 모였던 개별 의원들은 선고 사흘째인 18일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판 결과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입장”이라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만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백승아 원내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의 체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며 법치를 훼손한 국민의힘 소속 45명의 ‘윤석열 방탄 의원단’은 국민 앞에 즉각 사죄하고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