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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경력 허위 기재’ 이유로 교수 면직··· 法 “직위 체계 차이일 뿐, 허위 아냐”

서울경제 임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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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경력 허위 기재’ 이유로 교수 면직··· 法 “직위 체계 차이일 뿐, 허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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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학 전임교원 경력 허위 판단 논란
소청심사 “직위 체계 달라” 면직 취소
法 “국내외 전임·비전임 구분 불명확”
“채용 절차상 경력 구분 기준 마련 안 해”


해외 대학 경력이 허위로 기재됐다고 판단해 대학교수를 면직한 대학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내와 해외 대학 간 교수 직급 체계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우리나라 전임교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허위경력으로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정원)는 학교법인 홍익학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 취소 소송에서 지난해 11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20년 홍익대학교 전임교원 채용에 지원해 독일 B대학에서의 경력을 전임교원으로 기재했다. 이후 정식 임용까지 이뤄졌지만, 학교 측은 뒤늦게 해당 경력이 국내 전임교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2023년 면직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같은 해 9월 면직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위원회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용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처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 B대학의 교수 제도에는 우리나라 조교수·부교수에 해당하는 직위가 존재하지 않지만, A씨가 수행한 제도는 정교수로 임용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지위나 자격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학교 측은 이에 반발해 “A씨가 자신의 경력이 우리나라 전임교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도 허위로 기재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위원회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우리나라와 B대학은 교수 제도의 지위와 개념이 달라 전임·비전임 교원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며 “학교 측도 채용절차에서 경력 구분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A씨로서는 우리나라 조교수·부교수에 준하는 경력이 전임교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경력을 자세히 기재하면서 해당 경력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며 “B대학 시절의 경력이 교원으로서의 학문적 성취나 권한 면에서 전임교원인 조교수 및 부교수에 미치지 못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자기소개서 기재 내용이 허위라고 볼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학교 측은 A씨의 교수임용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기재된 경력이 전임교원 또는 이에 준하는 자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며 “임용 심사 당시 이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임종현 기자 s4ou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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