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앞서 공개했던 보상안에 따라 15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피해회원에게 '구매이용권 지급'을 시작했다. 피해회원들에게 구매이용권 안내 메일이 일괄 발송됐고, 이용권 활용과 관련한 세부 내용도 함께 공개됐다.
# 그러나 사용기한이 3개월로 한정된 데다 무조건 쿠팡 가입 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상 내용이 자세히 알려지면서, 오히려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18일 기준으로 쿠팡이 공개한 구매이용권 관련 안내와 자주 묻는 질문(FAQ)에 따르면, 총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은 쿠팡 쇼핑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 트래블 2만원, 알럭스(R.LUX·뷰티&패션) 2만원 등 4종으로 구성됐다. 피해회원에게는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쿠팡 앱에서 안내 배너 등을 통해 순차 지급된다. 사용 기한은 3개월(2026년 1월 15일 ~ 2026년 4월 15일)로, 기간 내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 소멸된다.
반발이 가장 큰 부분은 구매이용권이 '쿠팡 가입 상태'에서 '본인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유출 사고 이후 불신과 항의의 뜻을 담아 회원을 탈퇴한 이른바 '탈팡'한 이들은 구매이용권을 사용할 수 없다. 탈퇴 회원은 다시 가입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쿠팡을 떠난 피해자에게 '돌아와야만 보상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가족에게 양도할 수 없도록 한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쿠팡 이용 빈도가 낮거나 사실상 이용을 중단한 소비자들은 가족에게라도 이용권을 넘길 수 있다면 보상의 실효성을 일부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구매이용권은 가족 양도가 불가능 결국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개인이 다시 쿠팡 가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보상 방식은 피해 회복보다는 '재구매 유도'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 유출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유출 정보가 2차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불안과 비용 부담을 남긴다. 피해회원들은 비밀번호 변경, 계정 보안 강화, 결제수단 점검 등 사후 조치를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도 보상은 현금이나 실질 배상 대신 쿠팡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구매이용권으로 지급됐다. 결과적으로 정보유출 책임이 있는 플랫폼이 피해자에게 다시 소비를 요구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구매이용권 구성 자체도 소비자 체감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만원이라는 총액이 제시됐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쿠팡 쇼핑과 쿠팡이츠에 배정된 금액은 각각 5000원에 불과하다. 반면 트래블(2만원)과 알럭스(2만원)는 이용자층이 제한적이어서, 실제로는 '받아도 쓰기 어려운 보상'이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쿠팡의 보상안을 두고 "보상의 탈을 쓴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참여연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쿠팡바로잡기TF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쿠팡이 내세운 1인당 5만원 총액 1조6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숫자는 명백한 허상"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 쿠팡] |
그러면서 "실제 쿠팡에서 생필품을 사는 데 즉시 쓸 수 있는 금액은 단돈 5000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4만5000원은 쿠팡트래블, 알럭스 등 자사 계열사 이용을 강요하는 '신규 가입 유도권'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가입을 강요하는 구조도 피해자를 '2차 가해'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쿠팡은 정보유출에 실망해 탈퇴한 고객들에게 배상을 받고 싶으면 다시 쿠팡의 노예가 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양도조차 불가능한 쿠폰을 받기 위해 개인정보를 다시 상납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계열사 끼워팔기식 기만적 배상안을 즉각 폐기하고 피해국민 모두에게 조건없는 실질적 현금 배상안을 재수립하는 등 50조 매출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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