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우리 빼고 남쪽이랑, 흥칫뿡’… 북한의 이유 있는 ‘시진핑 홀대’

한겨레
원문보기

‘우리 빼고 남쪽이랑, 흥칫뿡’… 북한의 이유 있는 ‘시진핑 홀대’

속보
경찰, 강선우 전 사무국장 3차 소환...김경 대질 여부 주목
지난해 9월 4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회담은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80돌 경축행사 참석 계기에 이뤄졌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해 9월 4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회담은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80돌 경축행사 참석 계기에 이뤄졌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 총서기 겸 국가주석 부부한테 ‘새해 연하장’을 보냈다고 18일 노동신문이 내용 소개 없이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여러 나라 당 및 국가수반들과 인사들에게 년하장을 보내시였다”라는 제목을 달아 김 위원장이 시 주석 부부를 포함해 베트남공산당 중앙위 총비서, 베트남 주석 등한테 “2026년 새해에 즈음하여 연하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 주석 부부가 김 위원장한테 ‘새해 연하장’을 보낸 사실을 전한 지난 1일 노동신문의 보도 형식과 같다. 1일엔 5면에, 이번엔 2면에 실려 지면 배치가 조금 달라 보이지만 사실상 동일한 위상의 보도 형식이다. 지난 1일치엔 김 위원장이 평양 5·1경기장에서 진행된 ‘새해경축공연’에 참석해 연설을 한 소식, 러시아 파병 인민군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중앙상임위 허종만한테 ‘새해 축하 전문’을 보낸 소식 등을 1∼4면에 펼치고 5면에 시 주석 부부의 연하장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연하장 등 편지 교환 사실을 내용 소개 없이 보도하는 건 전례가 드문 일이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 부부의 ‘새해 연하장’ 교환 관련 노동신문 보도를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새해 축전’ 교환 보도와 비교하면 그 ‘정치적 함의’를 추정할 수 있다. 노동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8일 김 위원장한테 보낸 ‘새해 축전’에서 북러 관계를 “불패의 친선과 전투적 우의, 친선적이며 동맹적인 관계”라고 규정했다고 12월 25일치로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27일엔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가장 친애하는 당신”이라 부르며 북러관계를 “한전호에서 피를 나누며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가장 진실한 동맹”이라 규정한 ‘새해 축전’을 보냈다고 1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이런 사정에 비춰 보면 김 위원장과 시 주석 부부 사이의 ‘새해 연하장’ 교환과 관련한 노동신문의 보도 형식과 내용은 ‘의도된 홀대’로 비칠 여지가 있다. 북중 관계가 역사적으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의 ‘순망치한’, “운명을 함께하는 친구·동지” 등으로 불려온 사실에 비춰 더욱 그렇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어떤 식으로든 계속 이행하고 있는데다, 시 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연초부터 정상외교를 한 사실 등에 대한 ‘불만’ 표현으로 보인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