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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중심 원화스테이블코인 발행…코인런 리스크 확산, 기형적 구조 초래” [크립토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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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중심 원화스테이블코인 발행…코인런 리스크 확산, 기형적 구조 초래” [크립토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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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산협 ‘디지털자산 혁신 전환점’ 토론회
은행 지분 단계적 축소 모델 대안 주장
“발행 주체보다 유통 인프라 논의가 핵심”
“지분 집착이 혁신 진입장벽 만들어”
16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여는 혁신의 전환점’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용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신상훈 연세대 교수, 이강일 의원, 안도걸 의원, 한민수 의원, 이정수 서울대 교수, 김윤경 인천대 교수, 안수현 한국외대 교수,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 이나정 라이크법률사무소 변호사, 류경은 고려대 교수. 경예은 기자

16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여는 혁신의 전환점’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용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신상훈 연세대 교수, 이강일 의원, 안도걸 의원, 한민수 의원, 이정수 서울대 교수, 김윤경 인천대 교수, 안수현 한국외대 교수,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 이나정 라이크법률사무소 변호사, 류경은 고려대 교수. 경예은 기자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은행권 50%+1주) 컨소시엄으로 제한할 경우 코인런 리스크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고, 현행 은행법 지분 한도 규제 영향으로 기형적 컨소시엄 구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디지털자산법 2단계 법안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준비자산과 상환·유통 구조 등 본질적 쟁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핀테산업협회와 디지털자산금융학회가 주관한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여는 혁신의 전환점’ 토론회에서 2단계 법안의 핵심 쟁점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요건과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 방향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기조 발언에 나선 문철우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은행권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는 추후 코인런(대규모 인출 사태) 발생 시 개별 사업자 리스크를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어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은행 중심의 지배구조 고착화는 혁신 생태계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아울러 은행이 예금·결제 등 기존 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이해상충이나 자기잠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짚었다.

문 교수는 대안으로 ▷기술기업이 발행을 맡고 은행은 수탁 역할에 집중하는 ‘기능 분리형 모델’ ▷은행 지분을 15~30% 수준으로 제한하는 ‘기술 주도형 모델’ ▷일정 기간 이후 은행 지분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동적 엑시트(Exit)형 모델’ 등을 제시했다.

이나정 라이크법률사무소 변호사도 은행법 제37조에 규정된 은행 지분 보유 한도(15%)를 근거로 은행 과반 구조를 전제로 할 경우 제도 운영이 불필요하게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이 50%를 초과하는 지분을 보유하려면 서로 다른 경영 전략을 가진 은행 4곳 이상이 참여해야 해 컨소시엄 구조 자체가 기형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행 규제 범위 내에서 은행 지분율을 15%로 유지한다면 특혜 논란 없이 법제화를 이룰 수 있다”며 “별도의 법 개정 없이도 자연스럽게 한두개 은행이 참여하는 복수 컨소시엄이 형성돼 공정한 시장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여는 혁신의 전환점’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16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여는 혁신의 전환점’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토론에 참여한 다른 인사들도 발행 주체 논쟁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류경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은행·비은행 여부보다 지급준비금 보유,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등 핵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준비자산 요건 설계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기업 비댁스의 류홍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리스크는 발행 주체의 업종이나 성격이 아닌 증거금 관리, 현금 상환 구조, 온·오프램프(법정화폐 교환) 등에서 발생한다”며 “발행 기초가 되는 자산의 종류와 비율, 보관 방식, 이용자 보호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행만큼 중요한 건 유통”이라며 발행 구조 논쟁에 가려 거래·유통 인프라 논의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에 독점적 지위를 부여할 때 힘들게 육성한 고급 인력이 금융기관으로 이동하는 엑소더스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 방향을 둘러싼 논의도 진행됐다.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거래소를 공공 인프라로 보고 지분 상한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한국거래소나 대체거래소(ATS)와 설립 방식과 기능 및 경쟁 환경이 다르다고 봤다. 일반 증권시장은 거래소 운영과 매매 중개 기능이 분리돼 특정 증권사가 지배력을 확보할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운영과 매매 중개가 결합된 플랫폼 구조여서 동일한 논리의 소유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해외 주요국 역시 지분 상한보다는 대주주·경영진 적격성 심사와 행위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신용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도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글로벌 경쟁 환경에 놓인 B2C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신 변호사는 “해외 사업자들은 이미 다양한 사업모델을 정착시키고 있다”며 “강제로 분산된 지배구조 아래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가 가능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는 제도 공백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며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안도걸 의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법이 늦어질수록 시장은 해외로 이동하고 불확실성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 교수도 법제화의 적시성을 강조했다. 그는 “법 시행까지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이 소요되고 인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인 만큼 본인가까지 고려하면 2028~2029년까지 내다봐야 한다”며 “유예기간을 두더라도 예비인가 절차를 병행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중 디지털자산 2단계법 여당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은 오는 20일 회의를 열어 마련된 여당안을 회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