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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왜 ‘정체’를 숨겼나…마두로 체포의 스텔스 무인기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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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왜 ‘정체’를 숨겼나…마두로 체포의 스텔스 무인기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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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미군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기습,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압송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직후 브리핑에서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작전에 참가한 항공기들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단 한 가지 기종은 세부사항이 언급되지 않았다. ‘원격 조종 드론’이라는 모호한 표현 속에 가려졌다.

이란이 포획한 미국산 RQ-170 스텔스 무인정찰기의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란이 포획한 미국산 RQ-170 스텔스 무인정찰기의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 항공기의 정체를 두고 전문가들은 RQ-170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지목했다.

RQ-170처럼 적에게 포착될 확률을 낮춘 스텔스 무인정찰기는 유인 정찰기는 물론 MQ-9을 비롯한 무인기도 수행하기 힘든 고위험 임무까지 맡을 수 있다.

세계 각국의 방공망이 정교해지는 상황에서 스텔스 무인정찰기의 효용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미 공군의 비밀 무기, RQ-170


RQ-170은 미 공군 공식 자료에서 ‘고위험 침투용 저피탐(LO) 전술 감시정찰(ISR)’라고만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인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고고도·장시간 체공이 가능한 스텔스 무인정찰기로서 B-2와 비슷한 외형을 지니고 있다.

기수와 동체를 일체형으로 제작하고 공기흡입구를 상부에 부착했으며, 레이더파를 산란시키는 경사각을 적용하는 등의 스텔스 설계가 적용됐다.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대원이 2011년 12월 RQ-170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가리키며 대화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대원이 2011년 12월 RQ-170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가리키며 대화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를 통해 정면·후면·측면에서의 레이더반사면적(RCS)을 대폭 낮췄다.

기체 표면의 90%를 복합재로 구성해 경량화를 꾀하고 레이더·적외선 감지장비에 포착될 확률을 낮췄다.

미 공군은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략적으론 5만피트(15㎞) 고도에서 5∼6시간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고도를 비행하며 넓은 지역을 감시하지만, RQ-4 글로벌호크를 비롯한 다른 무인정찰기들과 달리 내륙 깊숙한 곳까지 은밀하게 침투하는 특성이 두드러지는 기종으로 평가받는다.

기체 정면 하부에는 전자광학·적외선(EO·IR) 카메라를 장착해 영상 이미지를 제공한다.

날씨 변화에 관계 없이 지상을 정찰할 수 있는 합성개구레이더(SAR)나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를 탑재할 가능성도 있다. 악천후나 야간에도 고해상도 지상 영상 제공 및 이동목표 탐지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군이 운용하는 RQ-170 스텔스 무인정찰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군이 운용하는 RQ-170 스텔스 무인정찰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위성통신 안테나를 통한 원격 조종 및 데이터 링크로 미 본토의 지상통제소에서 원거리 작전을 지휘한다.

비행 도중 표적에 접근할 때도 탐지 위험을 낮추는 기술을 활용한다.

기체는 엔진 출력을 낮추고 완만하게 하강해서 목표물 위를 활공한다. 비행을 하면 기체는 방향을 바꿔 출력을 서서히 높이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소리를 들을 수 없도록 비행한다.

더 높은 고도로 비행해서 복귀하면, 다음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한다.

RQ-170은 15㎞ 고도에서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임무 수행 과정에선 표적에 가까이 접근하고자 훨씬 낮은 고도에서 비행할 가능성이 크다.

고고도에서 작동하는 센서가 저고도에서 가동되는 센서와 동일한 정확도를 확보하려면, 저고도용 센서보다 훨씬 크고 무거워야 한다.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려면 탑재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RQ-170이 저고도 비행으로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방과학연구소가 만드는 스텔스 무인전투기 형상설계 기술실증 모형.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방과학연구소가 만드는 스텔스 무인전투기 형상설계 기술실증 모형. 세계일보 자료사진


RQ-170이 개발된 시점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20여년 전에 록히드마틴의 스컹크웍스에서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처음 목격됐다. 이로 인해 ‘칸다하르의 야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아프간은 산업이 별로 없었고, 지상·공중에서 발산하는 전자파도 많지 않아서 기체 성능 시험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이란과 파키스탄 동향을 감시해야 하는데, 이들 국가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은 채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무인정찰기의 수요도 있었다. RQ-170은 탈레반 등의 조직 수뇌부의 동향을 감시하기에 적합했다는 평가다.

RQ-170은 군산 등 주한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한반도에서도 활동하며 대북 감시 등에 투입된 흔적이 있다.

지난해 9월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등장한 중국의 스텔스 무인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9월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등장한 중국의 스텔스 무인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 과정에서 한국군도 RQ-170이 사용할 전파의 주파수 할당 문제 등으로 RQ-170이 한반도 전구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한 바 있다.

이밖에도 RQ-170은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 당시 빈 라덴이 은신했던 파키스탄 아보다바드 상공을 비행하면서 실시간 영상을 백악관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선 비행 중이던 RQ-170을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노획해서 역설계를 한 바 있다. 그런데도 RQ-170이 미군에서 계속 쓰였다는 것은 그만큼 스텔스 성능과 정찰능력 등이 우수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확고한 결의’작전에서도 MQ-9 무인공격기가 실제 작전 이전 단계에서 여러 차례 미군기지에서 포착됐지만, 실제로는 RQ-170이 최소 1대 이상 투입됐다.

다만 RQ-170이 설계가 된 지 20년 넘게 지난 플랫폼으로서 최신 스텔스 기술보다는 다소 뒤지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는 임무 도중 적지에 추락, 기술이 유출될 위험을 고려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미 공군이 RQ-170보다 우수한 성능을 지닌 RQ-180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중국과의 대결이 현실화하면, RQ-170을 능가하는 차세대 스텔스 무인정찰기가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개발한 스텔스 무인기가 전시되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중국이 개발한 스텔스 무인기가 전시되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위성·무인기 공백 메우는 역할

RQ-170과 같은 스텔스 무인정찰기는 실전에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 각국은 방공전과 전자전 역량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유사시 위성항법체계(GPS)가 차단되고 다층 방공체계가 형성된 지역이 지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반적인 무인기는 비행 도중 격추될 위험이 증가한다. 실제로 미군 MQ-9 무인공격기는 예멘 인근에서 후티 반군이 쏜 지대공미사일에 수차례 격추됐다.

레이더에 쉽게 포착되는 데다 미사일 공격을 저지할 수단도 마땅치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무인정찰기가 적지에서 활동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반면 스텔스 무인정찰기는 레이더에 포착될 확률을 최대한 낮춘 덕분에 고성능 지대공미사일과 레이더가 설치된 방공망을 뚫고 침투해 정찰을 할 수 있다. 적 레이더에 탐지되어도 격추 위험이 낮아서 임무를 성공시킬 확률이 높다.

정찰위성으로 감시하는 방법이 있으나, 적군이 위성의 재방문 주기를 파악하고 기만·은폐작전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스텔스 무인정찰기는 자신들이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표적 주변 상공을 오랜 시간 체공하면서 표적의 일상 생활 패턴을 관찰,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특수작전과 정밀타격을 위한 상황 인식을 제공한다.

살제로 댄 케인 합참의장은 ‘확고한 결의’ 작전 직후 브리핑에서 정보 당국이 “마두로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어디로 여행 가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입었는지, 어떤 애완동물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수개월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으므로 인명 피해를 염려할 필요가 없고, 반복적으로 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텔스 무인정찰기는 리스크도 있다.

첨단 스텔스 기술을 활용해서 제작하는 만큼 개발·제작비가 일반 무인기보다 5∼10배 이상 비싸다.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정비비도 높고, 관련 기술도 난도가 높다.

스텔스 무인정찰기는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센서를 기체 내부에 탑재해야 한다. 이는 장비 및 연료 탑재량 감소로 이어진다. 연료량이 줄어들다보니 체공시간도 MQ-9(27시간)보다 훨씬 짧다.

추락하면 첨단 기술이 노출될 우려도 있다. 이란은 노획한 RQ-170을 활용, 복제품을 만들어 운용중이다.

대한항공 부스에 전시된 스텔스 무인기 모형.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한항공 부스에 전시된 스텔스 무인기 모형.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방공망을 돌파해 감시 임무를 할 수 있는 침투형 스텔스 무인기의 전략적 이점은 여전히 크다.

때문에 RQ-170을 비롯해 스텔스 무인정찰기는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며 일선에서 계속 쓰일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외에 일부 국가도 스텔스 무인기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정찰과 공격 임무를 함께 할 수 있는 형태가 눈에 띤다.

이란은 자국 영토에 추락한 RQ-170을 역설계한 샤헤드-171을 만들었다.

중국은 무인전투와 정찰을 겸할 수 있는 GJ-11 무인기를 개발했다.

길이 10m, 날개폭 14m의 GJ-11은 정밀 타격과 공중 정찰에 특화된 스텔스 무인기로 2019년 처음으로 공개됐다.

GJ-11은 정보, 감시, 정찰 활동과 함께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 등을 장착해 공대지 및 공대공 전투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폭격 및 공격 능력에 초점을 맞춘 S-70 스텔스 무인기를 개발했다. B-2 스텔스 폭격기와 비슷한 외형을 지닌 S-70은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투입됐다.

유럽은 기술 시범 목적에서 스텔스 무인기를 개발한 바 있다. 이들 무인기에 적용된 기술은 6세대 전투기 개발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한국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업체들을 중심으로 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정찰 및 공격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전력화가 이뤄지면, 기존 유·무인기와 함께 항공 및 특수작전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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