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받으면 '우리 돈', 토해내면 '네 용돈 차감'?... 남편들 뒷목 잡게 만든 아내의 '이중잣대'
[파이낸셜뉴스] 프로야구 선수들의 계약서에는 '인센티브(옵션)' 조항이 있다. 특정 성적을 달성하면 주어지는 달콤한 보너스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도 1년에 딱 한 번, 이런 보너스의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연말정산'이다.
하지만 대다수 3040 가정에서 이 '13월의 월급'은 뜨거운 감자다. 환급액이 찍히는 순간, 이것을 '가장의 비자금'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가족 공용 생활비'로 볼 것이냐를 두고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때문이다.
과연 2026년 대한민국 가정의 연말정산 풍경은 평화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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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프로야구 선수들의 계약서에는 '인센티브(옵션)' 조항이 있다. 특정 성적을 달성하면 주어지는 달콤한 보너스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도 1년에 딱 한 번, 이런 보너스의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연말정산'이다.
하지만 대다수 3040 가정에서 이 '13월의 월급'은 뜨거운 감자다. 환급액이 찍히는 순간, 이것을 '가장의 비자금'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가족 공용 생활비'로 볼 것이냐를 두고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때문이다.
과연 2026년 대한민국 가정의 연말정산 풍경은 평화로울까.
남편들의 항변 "나도 보상심리가 있다"
지난 15일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열리며 직장인들의 계산기가 바빠졌다. 환급을 기대하는 남성들의 심리는 '보상'에 가깝다.
직장인 김 모 씨(42)는 "1년 내내 야근하며 번 돈이고, 내가 신용카드 긁어서 만들어낸 공제 혜택 아니냐"라며 "전액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지분은 인정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얼마면 돼?]에서 다뤘던 '용돈 30만 원'의 빠듯함 속에서, 사고 싶었던 드라이버 하나, 게임기 하나를 장만할 유일한 기회가 바로 지금이라는 절박함이다. 그들에게 환급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가장으로서 누리고 싶은 작은 자유인 셈이다.
아내들의 현실 "안 주는 게 아니라 못 주는 것"
하지만 가계부를 쥔 아내들의 속사정도 타들어 가기는 마찬가지다. 아내들이라고 남편 기를 살려주고 싶지 않을까. 문제는 냉혹한 현실이다.
주부 박 모 씨(39)는 "환급금이 들어온다고 해도 2월엔 설날 명절 비용, 3월엔 아이들 새 학기 등록금 등 목돈 나갈 일이 줄을 서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환급금은 '보너스'가 아니라 가계부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긴급 수혈 자금'이 된 지 오래다.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의 딴주머니를 막는 것이 아니라, 가정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방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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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뱉을 땐 내 돈, 받을 땐 우리 돈?"... 책임의 딜레마
그럼에도 갈등의 불씨가 되는 건 '책임의 비대칭성'이다.
많은 남성들이 "환급받을 땐 당연히 생활비 통장으로 들어가면서, 세금을 더 토해내야 할 땐 '당신이 관리 못 해서 그렇다'며 내 용돈이나 비상금에서 차감하라고 할 때 가장 서럽다"고 말한다.
이익(환급)은 공유되는데 손실(추징)은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구조. 이것이 유부남들이 느끼는 '기막힌' 억울함의 본질이다. 물론 아내들도 할 말은 있다. 생활비는 늘 마이너스인데, 예고 없는 세금 추징까지 생활비로 감당하기엔 벅차다는 것이다.
금액보다 중요한 건 '서로를 향한 인정'
결국 이 논쟁의 핵심은 돈의 액수가 아니라 '인정'의 문제다.
남편은 "고생했다, 이거 당신 써라"라는 말 한마디와 작은 보상을 원하고, 아내는 "가계 꾸리느라 힘들지, 이 돈으로 숨 좀 돌려"라는 남편의 이해를 바란다.
환급금 전액을 생활비로 쓰더라도 남편에게 10% 정도의 '수고비'를 쥐여주거나, 반대로 남편이 먼저 "이번엔 생활비에 보태자"고 쾌척하며 아내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그림은 불가능한 것일까.
과연 여러분의 가정은 이번 연말정산 앞에서 안녕하십니까. '얼마면 돼' 2화에서는 이 13월의 소유권 분쟁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현명한 판결을 기다린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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