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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책임 반박한 이창용 총재, "나는 금리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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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책임 반박한 이창용 총재, "나는 금리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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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임기 종료를 약 3개월 앞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불거진 '고환율 책임론'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주요국에 비해 과도한 통화를 발행해 환율과 집값 상승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강하게 선을 긋는 한편, 해명 과정에서 감정을 드러내며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추가 설명회와 별도 설명자료를 통해 반박 논리를 거듭 제시했다.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이 총재의 지난 4년간 통화정책 판단에 대한 평가 국면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16일 오후 블로그에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한다는 주장의 심각한 오류'라는 제목의 설명자료를 게시하며 일각의 '통화량 과잉' 지적에 추가로 반박했다.

앞서 이 총재는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도한 통화량 때문에 환율과 부동산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이번 블로그 설명자료는 당시 발언과 연계한 추가 해명 성격이다.

한은은 해당 글에서 "RP매입 규모를 단순 누적 합산해 유동성 공급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개시장운영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실제 정책 판단에서는 거래액 합계가 아니라 평균 잔액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6.01.16 romeok@newspim.com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6.01.16 romeok@newspim.com


환매조건부채권(RP)은 일정 기간 뒤 되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사고파는 단기 자금 거래로, 한국은행이 RP를 매입하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고 매각하면 자금을 회수하는 효과가 있다. 한은은 이를 통해 시중 유동성을 미세 조정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RP매입은 만기가 2주 내외로 짧아 만기 도래 시 자동으로 반대 거래가 이뤄지며 자금이 회수된다. 이 때문에 개별 거래 금액을 모두 합산할 경우 실제보다 지급준비금 공급 효과가 과대 평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지난해 RP매입 평균 잔액은 15조9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전반에서 유동성 '흡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지난해 통화안정증권 발행(105조7000억원), RP매각(1조8000억원), 통화안정계정 예치(5000억원) 등을 통해 총 107조9000억원의 지급준비금을 흡수해 공급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RP매입이 늘어난 것은 일시적인 시장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RP매입만을 근거로 통화정책이 느슨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5연속 동결했다. 2026.01.15 mironj19@newspim.com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5연속 동결했다. 2026.01.15 mironj19@newspim.com


이 같은 한은의 입장은 지난 15일 이 총재의 발언과도 궤를 같이 한다. 당시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주요국 대비 과도하게 돈을 풀어 환율 상승을 야기했다는 이른바 '고환율 책임론'에 강하게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최근 가장 가슴 아프고, 어떤 때는 화도 난다"며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 뒤 "통화량이 과도하게 늘어나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 이후 별도의 설명회를 열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화량(M2) 비율이 주요국보다 높아 환율을 밀어올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현장에선 발언 도중 잠시 말을 멈추는 등 울컥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국은행이 이처럼 통화량 과잉에 따른 '고환율 책임론'에 연이어 반박에 나선 배경에는 임기 말로 접어든 이 총재에 대한 정책 평가가 본격화되는 상황이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재는 2022년 4월 취임해 4년 임기를 시작했으며, 오는 4월 30일 임기 종료를 약 3개월여 앞두고 있다.

고환율과 부동산 가격 상승, 가계부채 확대 등 민감한 현안을 둘러싸고 통화정책 책임론이 한은으로 집중되자, 정책 결정의 맥락과 구조를 직접 설명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실제 이 총재는 재임 기간 동안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 유지'로 규정해 왔다. 2022년 취임 직후부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며 고금리 환경을 장기간 유지했고, 202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50%에서 2.50%로 인하한 뒤 현재까지 동결을 이어오고 있다.

관련해 그는 지난 15일 간담회에서 "총재로 취임한 이후 가장 많이 신경 쓴 것은 가계부채"라며 "가계부채 비율이 90%를 넘었던 상황에서 금융안정을 위해 통화 증가 속도를 억제하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5연속 동결했다. 2026.01.15 mironj19@newspim.com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5연속 동결했다. 2026.01.15 mironj19@newspim.com


다만 통화정책 기조와 별개로 한국은행을 향한 책임론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후반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세도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달러·원 환율 상승세와 관련해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구두 개입으로 환율이 한때 안정됐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다시 불안정해졌다"며 "통화량 증가가 환율 상승 요인이 아니라며 '아무 문제 없다'는 식의 발언은 시장을 안심시키기는커녕 불안을 키운다"고 꼬집었다. 통화당국이 보다 분명한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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