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溫記): 따스함을 기록하다]
‘서울시 자원순환 우수 어린이집’ 대상 도봉도선어린이집
아동 가정에서도 적극 동참…8개월 만에 600㎏ 종이팩 수거
수도권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재활용품 높일 필요”
종이팩 재활용률 14% 불과…시민 2명 중 1명은 종이류 배출
서울시도 서초구 모든 아파트단지에 종이팩 전용 수거함 설치
‘서울시 자원순환 우수 어린이집’ 대상 도봉도선어린이집
아동 가정에서도 적극 동참…8개월 만에 600㎏ 종이팩 수거
수도권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재활용품 높일 필요”
종이팩 재활용률 14% 불과…시민 2명 중 1명은 종이류 배출
서울시도 서초구 모든 아파트단지에 종이팩 전용 수거함 설치
도봉도선어린이집 어린이와 부모가 집에서 가져온 종이팩을 수거함에 넣고 있다. [도봉도선어린이집 제공]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우리가 다 마신 우유팩을 이렇게 씻어서 모으면 이게 휴지로 다시 돌아온대요. 앞으로도 우유팩 안 버리고 잘 모을 거죠?” “네!”
지난 16일 서울 도봉구 도봉도선어린이집 맑은반(만 3세)에는 11명의 어린이가 자유롭게 오전 놀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떤 아이는 블록 놀이를, 어떤 아이는 색칠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실 구석구석에 재활용품을 활용한 도구들이 보였다. 우유팩을 잘라 만든 박스에는 딱풀과 빨대가 들어 있었고, 한편에는 종이팩을 모으는 함이 재활용 박스로 만들어져 있었다.
김정경 도봉도선어린이집 교사는 “아이들이 놀이 활동을 할 때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여기저기 재활용품을 활용한 도구들을 비치해 놨다”며 “아이들이 가져온 우유팩으로 다양한 미술 작품도 만들어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집 한쪽에 마련된 종이팩 재활용 수거함은 어린이집에서 마시고 나온 우유팩뿐만 아니라 아이들 가정에서 가져온 종이팩도 모으고 있다.
도봉도선어린이집 교실에 우유팩으로 만든 도구함이 비치돼 있다. 손인규 기자 |
김 교사는 “지난해 초 어린이집에서 자원 순환 사업에 동참하기로 하고 ‘재잘재잘 자원은행’이라는 자체 사업을 개발해 종이팩을 모으기 시작했다”며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부모님들이 다 쓴 종이팩을 가져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재잘재잘’은 ‘재사용으로 잘 논다’는 의미로 지역사회와 가정에서 버려지는 물건들을 아이들의 손을 통해 새로운 자원이자 놀잇감으로 재탄생시키는 자원순환 놀이 프로그램이다.
조인희 도봉도선어린이집 원장은 “그동안에는 종이팩을 그냥 종이류로 분리 배출했는데 지난해 재잘재잘 자원은행 사업을 하면서 ‘한 번 모아보자’ 결심했고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아동의 가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종이팩 모으기에 참여해 준 덕분에 도봉도선어린이집은 지난해 8개월간 종이팩 605㎏을 수거했다. 이런 성과로 도봉도선어린이집은 ‘2025년 서울시 자원순환 우수 어린이집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조 원장은 “수거한 종이팩 양과 그 횟수가 많아 대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며 “무엇보다 적극 동참해 준 아이들과 부모님들 덕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대상 수상 상품으로 받은 휴지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되고 있다고 도봉도선어린이집 측은 설명했다. 맑은반의 김찬 군은 “다 먹고 나온 우유팩은 엄마랑 깨끗하게 씻어서 어린이집 올 때 가져온다”며 “이게 우리가 쓰는 휴지로 돌아온다고 선생님한테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원순환 우수 어린이집’ 대상 수상을 수상한 도보도선어린이집 교사와 원생들. [서울시 제공] |
조 원장은 “종이팩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협동심을 키울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앞으로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환경보호를 실천될 수 있도록 자원순환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로 우유, 주스 등 용기로 사용되는 종이팩은 천연 펄프로 만들어져 각종 고품질 재활용 원료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폐지 등 일반 종이류와 섞이게 되면 재활용이 불가능해 폐기물로 처리된다. 올해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쓰레기 재활용률을 현재보다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종이팩 재활용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종이팩 재활용률은 13.9%에 불과하다. 나머지 86%는 폐지와 종량제봉투로 버려지고 있다. ▷캔(92%) ▷유리병(80%), 페트병(88%)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종이팩에는 크게 지붕 모양으로 된 일반팩과 육면체 모양의 멸균팩이 있다. 우유가 보통 일반팩에 담기고 두유나 주스는 멸균팩에 많다. 일반팩은 종이 안팎에 폴리에틸렌(PE) 필름을 덧댄 구조로, 펼치면 안쪽이 흰색이다. 반면 멸균팩은 PE-종이-알루미늄 등 여섯 겹으로 구성돼 펼치면 안쪽면이 은색이다.
종이팩은 내용물을 모두 비운 뒤 뚜껑, 빨대 등을 제거하고 물로 헹군 뒤에 전용수거함에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환경연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민 2명 중 1명은 멸균팩을 종이류로, 4명 중 1명은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서울시는 자원 순환 동행 사업을 통해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초구 내 80개 공동주택 단지(총 3만5000세대)에 종이팩 전용수거함 350개를 배치하고 ‘종이팩 자원순환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종이팩 전용 수거함. [서울시 제공] |
서울시는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연간 105톤(월평균 8.75톤)의 종이팩을 회수,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종이팩 연간 105톤을 재활용하면 20년생 나무 약 2100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종이팩은 재활용 가치가 높음에도 일반 폐지와 섞여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시범 사업이 자원 수거체계 고도화, 시민 참여를 높여 ‘순환경제’의 핵심 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