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엔비디아 '알파마요' 첫 활용…폭스바겐, 퀄컴 '스냅드래곤 라이드' 적용
칩 공급+자율주행 '일석이조'…"현대차, 알파마요 사용할 가능성 커"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이틀차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 마련된 엔비디아 전시장에 올해 1분기 출시를 앞둔 메르세데스-벤츠의 준중형 세단 'CLA' 신형 모델이 진열된 모습. CLA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모델 '알파마요'를 양산차 사상 처음으로 활용한다. 2026.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단순히 차량용 칩을 공급받는 것을 넘어서 반도체 기업이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을 이식받기 위해서다. 반도체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테슬라가 독주하는 완성차 자율주행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외부 수혈'을 계기로 완성차 기업의 기술적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AI 모델 '알파마요'로 무장한 신형 준중형 세단 'CLA'를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벤츠가 자체 개발한 차량 운영체제(OS) 'MB.OS'에 알파마요의 자율주행 추론 능력이 결합되는 형태다.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CES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알파마요가 실제 양산차에 적용되는 건 CLA가 처음이다. 2020년 양사가 자율주행 파트너십을 맺은 지 6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알파마요는 세계 최초의 '추론 기반' 자율주행 AI 모델로 카메라 영상 입력부터 차량 제어 출력까지 하나의 거대한 AI 신경망이 통합 처리해 인간처럼 상황을 이해하고 결정한다. 벤츠는 MB.OS에 알파마요의 추론 기능이 통합된 엔비디아 드라이브 AV 소프트웨어를 채택했다. 이를 구동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차량용 AI 반도체 '드라이브 토르'도 탑재된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8일(현지시각) 퀄컴과 첨단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장기 공급 계약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퀄퀌의 고성능 시스템온칩(SoC)을 공급받는다.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와 보쉬가 주축이 된 그룹 내 '자율주행 연합(ADA)'에도 퀄컴의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ADA가 퀄컴의 최상위 차량용 컴퓨팅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라이드 엘리트'를 활용해 AI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형태다.
룰 베이스, 예외상황에 대처력 한계…테슬라, AI 모방학습 'E2E'로 극복
벤츠와 폭스바겐이 반도체 기업의 AI 모델과 컴퓨팅 플랫폼을 쓰는 건 자율주행 개발 방식을 '엔드투엔드'(E2E·End to End)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기성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룰 베이스'(Rule-Based) 방식을 사용해 왔다. 다양한 운전 규칙을 수립해 이를 차량 알고리즘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예컨대 '빨간 불이면 멈춰라',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해라' 등의 코드를 엔지니어들이 작성해 차량 시스템에 입력했다.
비교적 오랜 기간 연구된 방식이라 지금까지 다양한 이론이 나왔고, 사고 시 관련 코드를 살펴보면 돼 신속한 원인 규명과 교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규칙을 벗어난 도로 위의 다양한 '엣지 케이스'(예외적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는 그나마 변수가 적은데, 보행자와 주정차 차량이 뒤섞인 도심에선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사이 테슬라는 2024년 FSD '버전(V)12'부터 룰 베이스 방식에서 벗어나 E2E 방식으로 본격 전환, 자율주행 기술을 도심 한복판에서도 인간 운전자가 조향 및 가감속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E2E는 AI가 인간의 주행 데이터를 모방 학습하는 방식이다. 인지, 판단, 제어 각 단계를 엔지니어가 코딩한 알고리즘에 따라 독립적으로 연산하는 룰 베이스와 달리 모든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한다. AI 학습에 필요한 주행 데이터가 쌓일수록 자연스럽게 별도의 코딩 수정 없이도 엣지 케이스에 대한 대응력이 고도화된다.
칩 공급에 자율주행 플랫폼까지 '일석이조'…"현대차, 알파마요 사용할 가능성 커"
엔비디아의 알파마요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라이드 엘리트 모두 테슬라의 FSD처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AI를 자율주행 전반에 활용하기 때문에 E2E 방식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반도체 기업이 개발한 플랫폼을 활용해 한계에 봉착한 자율주행 개발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다, 연산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칩까지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완성차 기업 입장에선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갖는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5만 장을 공급받기로 하고 이를 자율주행 기술과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 분야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공석이 된 그룹 첨단차량플랫폼(AVP) 본부장에는 엔비디아에서 선임연구위원과 부사장을 지내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끌어 온 박민우 박사를 이달 영입했다. AVP 본부는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 전반을 개발하는 곳이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GPU를 확보하고 출신 인재를 영입한 것을 두고 자율주행 개발 방식을 룰 베이스에서 E2E로 전환한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벤츠처럼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에 알파마요를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알파마요는 AI 학습을 사용한 E2E 방식에 사람처럼 추론하는 능력을 추가했기 때문에 엣지 케이스에 대한 데이터를 테슬라처럼 많이 확보하지 않더라도 관련 대응력을 빠른 속도로 키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코리아가 지난해 11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공개한 영상으로 테슬라 차량이 감독형 FSD'(Full Self Driving·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겨있다(X 'tesla_korea' 갈무리). 2025.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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