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양극화에 신세계까사·에이스 등 초고가 라인 매출 50%대 '쑥'
시몬스, 'LVMH 출신' 영입 럭셔리 확장…리바트도 '디자인 특화' 프리미엄 가세
가구업계가 '하이엔드(High-end)' 전략으로 불황 돌파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구업계가 '하이엔드(High-end)' 전략으로 불황 돌파에 나섰다. 중저가 가구 시장이 주춤한 사이 100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군이 매출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불황이 길어질수록 식비 등 일상적인 소비는 졸라매지만 침대처럼 한번 사면 오래 쓰는 제품은 비싸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엠비슈머(Ambisumer)'의 소비 행태가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18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까사의 친환경 프리미엄 수면 브랜드 마테라소가 지난해 7월 출시한 1000만원 대 하이엔드 매트리스인 헤리티지 컬렉션은 출시 후 매월 평균 5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하이엔드 침대 제품 판매량 증가치/그래픽=김지영 |
에이스침대의 최상위 브랜드인 에이스 헤리츠 역시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55.4% 증가했다. 특히 에이스 헤리츠의 주력 모델인 플래티넘 플러스는 전체 에이스 헤리츠 브랜드 모델 판매량의 65.1%를 차지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플래티넘 플러스 역시 1000만원 대 중반대 가격이다.
시몬스 역시 지난해 김민수 전 루이비통 코리아 총괄대표를 영입하며 프리미엄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몬스에서 브랜드전략기획부문 외에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럭셔리 시장으로의 확장으로 해석한다. 이 밖에 뷰티레스트 블랙을 필두로 한 하이엔드 제품 전략과 함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장을 하이엔드 럭셔리 스토어로 개편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 고급화도 병행 중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 리바트 마이스터 컬렉션의 신제품 버밀리온 침실가구를 출시했다. 버밀리온은 침대·라운지 체어·협탁·서랍장·거울로 구성된 프리미엄 침실 가구 라인이다. 미국 애리조나주(洲)에 있는 주홍빛 절벽인 '버밀리온 클리프스(Vermilion Cliffs)'의 풍경을 재현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원목을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불황에도 개성을 살리는 제품에는 과감히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버밀리온같은 개성있는 프리미엄 가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버밀리온의 디테일을 보고 현장에서 구매를 즉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침대가구 기업들의 하이엔드 브랜드/그래픽=이지혜 |
가구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 불황과 맞물린 소비 양극화 현상이 반영된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50만원에 육박하는 호텔의 한정판 케이크와 편의점의 4900원짜리 미니 케이크가 동시에 품절 사태를 빚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생필품 구매에서 아낀 돈을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품을 구매할 때 과감하게 투자하는 경향과 함께 건강과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 등이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불황이 이어지면서 자신도 상류층이라는 느낌을 받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특별한 날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게 된다"며 "경기 불황기엔 중산층 소비는 줄더라도 고소득층 소비는 이어지기 때문에 하이엔드 제품 판매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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