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국민저항권' 영장서 정면 반박
통진당 해산·박정희 피살 판례 영장 적시
"저항권, 재판권 행사에서 '이유 없다'고 판시"
전광훈 구속적부심도 기각…구속상태 수사
통진당 해산·박정희 피살 판례 영장 적시
"저항권, 재판권 행사에서 '이유 없다'고 판시"
전광훈 구속적부심도 기각…구속상태 수사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씨가 13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
경찰이 서부지법 폭동 사태 배후로 지목된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등에 대한 대법원 판례·헌법재판소 결정례를 들어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가 줄곧 주장하는 '국민저항권'을 반박하는 차원에서 경찰이 구체적 판례와 결정례를 인용한 것이다.
법원이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폭동 사태 발생 1년을 앞두고 전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서 전씨가 줄곧 주장해 온 국민저항권에 대해 '비합리적인 논리'라고 지적하면서 그 근거로 먼저 2013년 헌재의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 심판 결정례를 들었다.
경찰은 헌재가 국민저항권에 대해 "국가에 의해 헌법의 기본 원리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하고, 합법적인 구제 수단으로 헌법 수호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 행사하는 권리"로 규정했다는 내용을 영장에 담았다. 국민저항권을 통해 국가기관에 대해 물리적 타격을 가하는 것도 정당하다는 전씨의 주장이 헌재가 규정한 국민저항권의 본질과는 맞지 않다는 취지다.
헌재는 2013년 통진당 해산 청구 사건에서 인용(해산)을 주문하면서 "피청구인(통진당)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민항쟁 등 폭력을 행사하여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전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민주적 기본질서에 정면으로 저촉된다"며 "수단이나 성격의 측면에서는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폭력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민주주의 이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경찰은 "전광훈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수처의 '내란' 수사가 불법이고, 대통령의 탄핵이 불법이라는 등의 이유로 헌법 수호를 위해 헌법 위의 권리인 '국민저항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씨는 그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국민저항권은 헌법 위의 권리"라고 주장해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피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오른쪽). 연합뉴스 |
이어 경찰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10.26 사태)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도 인용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저항권의 개념 그 자체가 초실정법적 자연법 질서 내의 권리 주장으로, 실정법을 근거로 국가사회 법질서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권 행사에 있어 이를 주장하는 것은 그 이유가 없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고 영장에 썼다. 쉽게 말해, '저항권'이란 헌법을 포함한 어느 법률에도 명시된 개념이 아니어서, 이를 토대로 실정법을 위반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점을 대법원이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광훈은 매주 주말 집회마다 '국민저항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대규모 군중들에게 지속적으로 설파했다"며 "서부지법 침입자들에게 '국민저항권' 명목으로 사법기관을 침입해도 되는 것이라는, 합법적 절차를 건너뛰어도 된다는 잘못된 관념을 주입시켜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같은 중대한 범행이 발생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재판 과정이나 결과가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법률이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불법적인 폭행을 동반한 방법으로 법원에 난입하고 폭력을 가하는 행위 자체가 매우 중대하다"며 범죄의 중대성도 역설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 일어난 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배후로 전씨를 지목하고 보수 유튜브 '신의한수' 운영자 신혜식씨 등 9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관련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가 본격화됐지만 이후 반년 동안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다 경찰은 두 차례 구속영장 신청 끝에 전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지난달 12일 전씨와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반려했다. 보완수사를 거친 경찰은 지난 7일 전씨와 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검찰은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만 청구했다.
서울서부지법 김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등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전씨 측은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지난 15일 이를 기각하면서 전씨는 구속 상태에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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