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은 2025-2026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9월 컵대회(KOVO컵) 정상에 오르면서 정규리그 시작을 앞두고 팀 분위기도 한껏 끌어올렸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정규리그 개막 후 첫 9경기에서 1승8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결국 김호철 전 감독이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로 물러났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24년부터 김호철 전 감독을 보좌했던 여오현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승격시켰다. 여오현 대행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준비된 감독'이었다는 걸 증명 중이다.
여오현 대행은 지난 15일 GS칼텍스전까지 자신이 직접 게임을 운영한 13경기에서 10승3패의 호성적을 이끌었다. 최근 5연승을 질주, 상승세가 뚜렷하다. 시즌 11승11패, 승점35를 기록하면서 3위 흥국생명(승점39)을 승점 4점 차로 따라붙었다.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IBK기업은행은 이제 본격적인 봄배구 다툼에 뛰어들게 됐다.
여오현 대행은 GS칼텍스전을 마친 뒤 "힘들다. 그런데 선수들이 더 힘들 것 같다"고 웃은 뒤 "감독 대행으로 10번째 승리는 (느낌을) 잘 모르겠다. 일단 팀이 이겼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이 힘들 텐데 끝까지 잘 해줘서 이긴 부분이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1978년생인 여오현 대행은 한국 배구 역사상 최고의 리베로로 꼽힌다. 2000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뒤 현대캐피탈에서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완전히 은퇴하기 전까지 V리그 남자부 최정상급 리베로의 면모를 보여줬다.
수많은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V리그 챔피언 결정전 우승만 9차례 맛봤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한국 배구 국가대표팀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현재까지 지도자 커리어도 성공적이다. IBK기업은행에서 수석코치를 거쳐 감독 대행까지 오른 가운데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졍작 여오현 대행은 '감독직의 무게'가 자신이 생각했던 그 이상으로 힘들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중이다. 25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명승부를 치러왔지만, 경기 운영을 책임지는 자리는 또 달랐다.
여오현 대행은 "선수 때보다 받는 스트레스가 천배, 만배인 것 같다"며 "내가 결정을 내리면서 팀이 잘 되고, 안 되고가 갈린다. 팀 분위기도 달라진다"며 "이 부분에서 많이 예민해 지고, 신경이 쓰인다"고 토로했다.
또 "선수 때 함께했던 모든 감독님들이 존경스럽다. 괜히 명장 소리를 들으셨던 게 아닌것 같다"고 웃은 뒤 "우리 팀이 지금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살아 남기 위해 더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의 다음 상대는 흥국생명이다. 18일 흥국생명을 4세트 이내로 잡는다면,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힐 수 있다. 2~4위 다툼이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흥국생명도 최근 3연승을 질주 중이다. 개막 전 하위권 예측일 비웃듯 기대 이상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여오현 대행은 IBK기업은행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여오현 대행은 "흥국생명이 요즘 분위기 좋고,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있는 것 같다"며 "우이도 여기에 밀리지 않고, 신나게 재밌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 신나게 싸워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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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