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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열일’한 간 “음주 후 이틀은 간 위해 쉬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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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열일’한 간 “음주 후 이틀은 간 위해 쉬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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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생활습관 인한 발병 증가

간은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이자 질환이 생겨도 뚜렷한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아 ‘침묵의 장기’로도 불린다. 간암을 비롯해 그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간경변증도 초기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질환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탓에 치료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간암은 폐암·췌장암과 함께 치료가 어렵고 생존율이 낮은 암으로 꼽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으로 미리미리 대비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간은 체내로 섭취한 물질을 대사하면서 영양분을 가공·저장하는 한편 해로운 성분은 처리해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가 독수리에게 간을 계속해서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는 대목이 나오듯 간은 재생능력이 뛰어난 장기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간의 이런 회복능력도 장기간 이어진 손상 앞에서는 빛을 잃을 수 있다. 누적된 간세포의 변형은 간암 위험성을 높인다.

간암은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만성 간질환과 지속적인 과음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증상을 자각하기 어려운 간질환의 특성 탓에 간암 환자 역시 대다수는 정기검진 등에서 우연히 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높다. 유수종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실제로 간암 환자 10명 중 9명은 진단 시점에 이미 B·C형 간염, 간경변, 지방간 등의 간질환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간질환은 복수, 출혈, 간성 혼수와 같은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 간암 치료 과정을 더욱 까다롭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증상 잘 안 드러나는 ‘침묵의 장기’
병 많이 진행된 상태서 발견 잦아
완치 판정 환자도 절반 이상 재발

만성 간질환·지속적 과음이 원인
탄수화물·기름진 음식은 줄여야
유산소·근력 운동 병행도 ‘도움’

그나마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면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있다. 드물게 오른쪽 윗배의 통증, 식욕 부진, 체중 감소가 동반될 수 있으나, 다른 소화기 질환과 구별이 쉽지 않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오랫동안 간세포 손상이 누적되는 특성을 반영하듯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60대에 간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기준 전체 간암 환자 중 60대 환자 비율은 36.5%를 차지했고, 60대를 전후한 50~70대 환자 비율은 85%에 달했다.

문제는 암이 비교적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다보니 간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편이라는 점이다.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39.4%로, 전체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72.9%)과 큰 차이가 나타난다. 다만 간암도 조기에 발견해 종양을 제거하는 근본적 치료가 가능한 경우 환자 중 90%가량은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환자에겐 간 절제술이나 이식술 등 수술적 치료를 비롯, 고주파 열 치료술과 같은 국소 치료 등을 시행한다.

간암을 진단받을 때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거나 간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비근치적 치료를 실시한다. 이는 암의 성장을 억제하고 간 기능을 보호하는 치료 방법으로, 생존 기간을 연장해 근본적 치료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적으로 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 치료, 전신 항암 요법이 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암세포에 연결된 혈관에 항암제를 주입하고 이후에 혈관을 막아 암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치료법으로, 작은 크기의 종양에는 수술만큼이나 효과가 좋다. 방사선 치료는 암이 간문맥(혈관)까지 침범했거나 뼈·폐·림프절로 전이되어 수술·색전술이 어려운 경우 주로 활용되는 방법이다. 특히 종양 크기가 간 부피 3분의 1보다 작을 때 효과적이다.


전신 항암 요법은 보다 상태가 심각할 때 사용하는 치료 전략이다. 주로 수술·고주파·색전술 같은 국소 치료 후 재발·악화가 반복되거나 종양의 악성도가 높은 경우가 해당된다. 항암 요법에 쓰이는 대표적인 약제 가운데 표적항암제는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특정 신호나 혈관 생성 과정을 차단하고 암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로, 한 종류의 약을 단독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면역항암제는 환자 몸속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돕는 약물이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 2종 이상을 병용하거나, 항혈관신생제 등 다른 약제와 함께 쓰이는 경우가 흔하다. 최근에는 기존 표적·면역 치료와 다르게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 경로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차세대 대사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다.

유수종 교수는 “간암은 완치 판정 후에도 5년 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재발을 경험할 만큼 재발 위험이 높은 암으로, 이는 암세포가 제거된 후에도 간 자체의 질환 상태가 지속되면 새로운 간암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만성 간질환 치료제와 간암 치료 전략의 발전으로 치료 성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암이 발병하기 전 오랫동안 손상을 입은 간의 정상 조직이 딱딱하게 섬유 조직으로 굳는 간경변증 진단을 받았다면 암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간경변증의 원인 역시 B·C형 간염과 과도한 음주 등이 꼽히는데, 특히 최근에는 생활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원인인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유정주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앞으로는 음주와 비만, 당뇨 등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질환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간은 재생력이 뛰어나지만 손상과 회복이 반복되다 섬유화가 진행되면 간 전체에 걸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사실상 회복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간의 섬유화로 간경변증까지 진행됐더라도 간암 발병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간암의 원인질환인 B·C형 간염 환자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들 질환의 예방을 위해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고,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C형 간염은 감염 경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문신이나 반영구 화장, 피어싱 등 감염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각별히 유의하고, 타인의 면도기·손톱깎이 등을 함께 쓰지 않도록 한다.

일상생활에서 간 건강을 지키는 기본 원칙은 금연과 절주다. 음주 후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최소한 2~3일 금주 기간을 둬 간의 회복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과체중과 복부 비만은 지방간부터 시작되는 간질환 위험을 높이므로 탄수화물과 기름진 음식은 줄이면서 생선·계란·두부·살코기 등 단백질과 채소가 풍부한 식단으로 대신하는 것이 권장된다. 유산소·근력 운동을 병행해 근육량을 유지하면 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간암이 발병하기 쉬운 위험인자를 많이 갖고 있다면 6개월마다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포함하는 검진을 받아 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정주 교수는 “B·C형 간염 환자를 비롯해 간경변증 고위험군은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정기검진과 생활습관 관리가 간경변증과 간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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