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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5종 매력은…" 은퇴 선언 '전국체전 金' 연성호의 인생 2막[페이스메이커]

노컷뉴스 송파=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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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5종 매력은…" 은퇴 선언 '전국체전 金' 연성호의 인생 2막[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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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호, 지난 2024 전국체전 근대5종 금메달 쾌거
최근 은퇴 후 한국체육대학교 코치로 부임
근대5종의 매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종목", "선수 간 끈끈함"
이우섭의 페이스메이커, 러닝의 모든 것
'러닝 인구 1천만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체 인구의 약 20%가 전국 각지를 두발로 누비고 있습니다. 기자가 직접 달리며 러닝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겠습니다. 독자들과 속도를 맞추며 함께 뛰겠습니다.
인터뷰하는 한국체대 연성호 코치. 이우섭 기자

인터뷰하는 한국체대 연성호 코치. 이우섭 기자



"박수받을 수 있을 때 떠나고 싶었습니다."

'전국체전 금메달리스트' 근대5종 연성호(32)가 20년 넘는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운동화를 벗었다. 인생의 2막은 한국체육대학교에서 후배를 양성하는 지도자로 시작한다.

연성호 코치는 최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국체대 근대5종 펜싱장에서 CBS노컷뉴스와 만났다. 은퇴 소감을 묻자 "'벌써 (은퇴를)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며 결정 배경을 들려줬다.

근대5종은 하루에 펜싱, 수영, 장애물 경기, 레이저런(육상+사격) 등 5개 종목을 모두 소화해야 한다. 당초 장애물 경기 대신 승마가 세부 종목이었지만, 2024 파리올림픽 이후로 완전히 대체됐다.

선수 시절 연 코치에게는 오히려 좋은 결정이었다. 장애물 경기에는 자신이 있었고, 성적도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전국체전 직전 장애물 경기 훈련 도중 코뼈 부상을 당했다. 연 코치는 "당시 급하게 수술을 받았다. 의사는 절대 뛰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중 제일 열심히 준비했던 대회라 무리해서라도 시합을 뛰었다"고 돌아봤다.

부상 후유증이 컸다. 자신 있는 종목이던 장애물 경기 도중 멈칫하는 스스로를 발견한 것. 연 코치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무섭기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현역 시절 장애물 경기 중인 연성호 코치. 연 코치 제공

현역 시절 장애물 경기 중인 연성호 코치. 연 코치 제공



또 해를 거듭할수록 성적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현역 시절 목표는 '늘 국내 10등 안에 들자'였다. 연 코치는 "그래도 잘해왔다"면서도 "룰도 많이 변경됐고, 후배들도 성장하면서 이제는 밀려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대답했다. 이어 "장애물 경기는 겁이 없어야 한다. 과감해야 한다"며 "어린 선수들의 성적이 더 올라오더라"라고 덧붙였다.


"늘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도 했다. 연 코치는 "선수 생활을 마감하면 후회가 남을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2024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도 땄다. 덕분에 큰 후회는 없다"며 "은퇴를 미뤄오다가, 마침 이번에 한국체대 코치로 부임할 수 있어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 코치 제공

연 코치 제공



어릴 적 장래 희망은 근대5종 선수가 아닌 체육 교사였다고 한다. 연 코치는 "초등학생 때부터 체육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체육중학교와 체육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런데 성적이 좋다 보니 경산시청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다"며 성장 배경을 들려줬다.

경산시청에서 뛰던 초반에는 큰 어려움도 있었다. 연 코치는 "팀에 들어가자마자 잘릴 뻔했다"며 웃었다. 이어 "펜싱 종목에서 계속 꼴찌 수준이었다. 나는 특출난 선수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경산시청 사령탑 김명건 감독이 '선수 연성호'를 엄하게 다스렸다. 연 코치는 "감독님이 너무 무서웠다. 감독님께서 '너랑 안 맞는다. 팀에서 나가라'라고까지 말씀하셨었다"며 "진짜로 그만둘까를 고민했지만,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남들 신경 쓰지 않고 딱 2달간 '미쳐보자'는 생각으로 운동하며 버텼다. 그러다 보니 기록이 말도 안 되게 좋아졌다"고 돌이켰다.

김 감독은 한국의 근대5종 역사를 쓴 선수였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1988 서울올림픽에 출전했고, 종합 순위 12위를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연 코치의 지도자 전향 소식에 김 감독도 많은 가르침을 남겼다. 김 감독은 연 코치에게 "지도자와 선수는 다르다. 선수 때 어려웠던 과정을 돌이키며 새로 도전해 보라"며 "스스로의 지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인터뷰하는 한국체대 연성호 코치. 이우섭 기자

인터뷰하는 한국체대 연성호 코치. 이우섭 기자



대한근대5종연맹에 따르면 2020년대에 정식 선수로 등록한 사례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467명, 2021년 509명, 2022년 550명, 2023년 575명, 2024년 612명, 2025년 639명이다.

연 코치는 이에 대해 "전웅태(강원도체육회), 성승민(한국체대)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근 국제 대회에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준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관심이 생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웅태는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 한국 근대5종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섰다. 성승민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아시아 여성 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땄다.

또 "초등학교에서 레이저런을 체험해 보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며 "이 밖에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를 많이 하더라"라고 알렸다.

연 코치 제공

연 코치 제공



근대5종의 매력을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는 '끝날 때까지 끝나는 게 아닌 종목'이라고 답변했다. 연 코치는 "다른 종목들은 이전 기록으로 어느 정도 순위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근대5종은 각 종목의 합산 점수로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며 "마지막 한 종목으로도 1위가 꼴찌로 떨어질 수도 있고, 꼴찌가 1위로 오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선수 간 끈끈한 우정이 있다고도 알렸다. 연 코치는 "경기장 안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밖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친하다"며 "누군가 기록이 갑자기 좋지 않아지면 다 같이 걱정하고 분석하면서 서로 발전하도록 돕는다"고 귀띔했다. 이어 "선배들도 후배들에게 배울 점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 물어보고, 후배들도 선배들에게 스스럼없이 조언해 주기도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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