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통보제, 2024년 7월 19일 시행
34만5992건 출생정보 지자체 통보
구급차 출산 등 '병원 밖' 보호 미흡
구급대원 출생통보 등 법 보완해야
34만5992건 출생정보 지자체 통보
구급차 출산 등 '병원 밖' 보호 미흡
구급대원 출생통보 등 법 보완해야
[서울=뉴시스] 아기 이미지.(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
[세종=뉴시스] 박영주 구무서 정유선 기자 =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의 유기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출생통보제가 시행 1년 6개월을 맞은 가운데 그동안 35만명에 육박한 출생 정보가 지방자치단체로 통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미신고로 ‘유령 아동’이 될 뻔한 아이들이 제도 안으로 들어오면서, 출생 등록 누락과 아동 유기 문제도 일정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병원 밖 출산 등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은 공백으로 남아 있다. 자택이나 구급차 등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지금도 국가의 보호망 밖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생통보제는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의 유기·학대를 예방하고 태어난 모든 아이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4년 7월 19일부터 시행됐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두 명의 아이 사체가 냉장고에서 발견된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이 세간에 드러나는 등 유기 사건이 잇따르자, 정치권의 주도로 빠르게 입법이 진행됐다.
그동안 부모는 법적으로 1개월 이내 출생신고를 해야 하지만, 신고하지 않아도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며 과태료도 5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출생통보제' 시행으로 아동이 태어나면 의료기관이 직접 출생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통해 지자체에 통보하게 됐다. 지자체에서 출생 통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정부 직권으로 출생기록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법 시행 후 35만건에 육박한 아이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날 수 있었다. 17일 법원행정처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24년 7월 19일 출생통보제가 도입된 이후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총 34만5992건의 출생 정보가 심평원을 통해 지자체로 통보됐다. 직권으로 출생기록이 이뤄진 건수는 14건이다. 의료기관에서 아이를 낳으면 대부분 한 달 이내 출생신고가 이뤄진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출생통보제가 시행된 이후 유기 건수도 대폭 감소했다. 복지부의 '2024년 보호 대상 아동 현황 보고' 자료를 보면 2024년 유기된 아동은 30명으로 2023년 88명에서 58명 급감했다. 2022년 169명과 비교하면 82.2%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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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병원 밖 출산' 등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보호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자택이나 119 구급대 등 병원 밖에서 출산한 아이들은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출생신고를 하고 싶어도 지적장애 등 대처능력이 떨어져 병원 밖에서 출산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정부는 그동안 구급차 등에서 아이를 낳으면 출생신고가 복잡하다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119 구조·구급활동 상황일지도 출생증명서로 인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료기관에서 직접 출생 통보하는 것과 달리 병원 밖 출산은 부모 등 신고 의무자가 직접 출생신고를 해야만 한다.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돼 후속 조치를 밟더라도 병원에서 출산하지 않으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출생 통보를 할 의무도 없기 때문이다. 119구급일지는 정보공개청구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부대표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분만하지 않으면 의료인이 출생 통보나 신고할 의무가 없다"면서 "119구조대원의 일지로 병원 출생증명서를 대신할 수 있지만, 의료기관처럼 119구급대원이 직접 아이들을 지자체로 통보하는 절차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 밖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미혼모, 혼인 외 출산, 복잡한 가정사 등으로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태어났어도 등록되지 않는 '그림자 아이'로 남을 수도 있다.
김선숙 한국교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떤 경로로 태어난 아이이던지 같이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며 "법적 결혼관계가 아니고, 아이를 충분히 키울 수 있는 미혼모여도 비난 없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또한 병원 밖 출산 등 출생 통보 제도 보완에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병원 밖 출산에 대해 출생통보제를 도입했지만, 병원 신고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병원 밖 출산에 대해 사각지대가 있다"며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nowest@newsis.com,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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