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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국서 판다대여 협의 속도…동물복지단체 "대여철회" 촉구

연합뉴스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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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국서 판다대여 협의 속도…동물복지단체 "대여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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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계기 추가 임차 추진…판다 입장에선 '강제이주'
2024년 6월 중국 쓰촨성 워룽중화자이언트판다원(臥龍中華大熊猫苑) 선수핑기지(神樹坪基地) 야외 방사장에 있는 푸바오[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년 6월 중국 쓰촨성 워룽중화자이언트판다원(臥龍中華大熊猫苑) 선수핑기지(神樹坪基地) 야외 방사장에 있는 푸바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중국에서 자이언트판다 1쌍을 추가로 임차하기 위해 정부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추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동물복지단체들은 동물복지를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국정과제에 포함한 이재명 정부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인 자이언트 판다를 외교의 부산물로 낯선 곳에서 살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게 동물 복지 원칙에 부합하는지 성찰해야 한다며 판다추가 임차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17일 정부 관계자들 설명을 종합하면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자이언트판다 추가 대여를 요청한 뒤 다음 날 한국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중국 국가입업초원국 간 관련 논의가 이뤄졌고 현재는 외교당국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기후부도 중국 측과 협의를 준비하고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외교부 중심으로 진행되는 협의를 실무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주중 한국대사관에 파견된 환경관을 통해 현지 환경 당국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추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께라서 따뜻한 겨울(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5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눈 쌓인 평상 위에서 장난치고 있다. 2026.1.15 xanadu@yna.co.kr

함께라서 따뜻한 겨울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5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눈 쌓인 평상 위에서 장난치고 있다. 2026.1.15 xanadu@yna.co.kr


자이언트판다는 멸종위기종이다.

자이언트판다는 1990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상 '위기'(EN·야생에서 매우 높은 절멸 위기에 직면한 상태) 종에 오른 뒤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보전 노력을 펼치면서 개체 수가 회복됐으나 여전히 '취약'(VU·야생에서 매우 높은 절멸 위기에 직면한 상태) 종으로 분류된다.


자이언트판다를 상징으로 삼고 있는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현재 야생 자이언트판다는 1천864마리에 불과하다.

자이언트판다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 등재된 종으로 국제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그런데도 중국이 '판다 외교'를 펼칠 수 있는 까닭은 CITES 부속서Ⅰ에 속한 종도 '등록된 과학기관 간에 이루어지는 비상업적 대여·기증·교환'은 예외적으로 가능해서다. 기후부는 부속서Ⅰ 등재 종에 대해 "국제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학술·연구 목적 거래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CITES 상임위원회는 1996년 협약 당사국에 보낸 공지에서 야생에서 포획한 자이언트판다는 임대해선 안 되고 종 보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임대하라고 권고했다.

또 자이언트판다 전시로 얻는 금전 이득은 중국 내 종 보존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하며 임대되는 자이언트판다와 그 새끼는 중국 정부 소유로 남아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추운 겨울, 둘이라서 좋아(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5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눈 위에서 먹이를 먹으며 장난치고 있다. 2026.1.15 xanadu@yna.co.kr

추운 겨울, 둘이라서 좋아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5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눈 위에서 먹이를 먹으며 장난치고 있다. 2026.1.15 xanadu@yna.co.kr


자이언트판다 임대·임차가 종 보존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경우 2016년 들어온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2020년 푸바오, 2023년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를 낳아 개체 수가 늘었다. 중국 외 국가에서 드물게 자연 교미로 출산에 성공한 터라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사례다.

푸바오를 비롯한 에버랜드 자이언트판다의 인기가 멸종위기종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

다만 임대·임차가 판다 입장에선 '강제이주'임을 부인할 수 없다.

앞서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갈 때 한중 양측은 굉장히 공을 들였다.

에버랜드에서는 몇 달간 이동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훈련을 진행했고, 운송계획을 수립했다.

중국으로 이동할 때는 한중 양국 수의진이 전 과정에 동행하며 건강을 살폈다.

중국에 도착한 이후엔 쓰촨성 판다보존연구센터 워룽 기지에서 일정 기간 격리돼 적응했다.

이런 노력에도 푸바오는 정형행동(동물이 좁은 곳에 갇혔을 때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행동과 불안한 모습을 보여 걱정을 샀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등 13개 단체는 지난 14일 자이언트판다 추가 임대 반대 성명에서 "동물원과 같은 특정 공간에 갇혀 사는 전시 동물을 인위적으로 옮긴다는 것은 동물이 평생 나고 자란 세계를 뒤흔드는 일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놀이하는 반달가슴곰(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7일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반달가슴곰이 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6.1.7 iso64@yna.co.kr

놀이하는 반달가슴곰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7일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반달가슴곰이 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6.1.7 iso64@yna.co.kr



자이언트판다 대여가 그간 한국이 추구해온 방향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2년 동물원수족관법이 제정(2016년) 후 처음 전면 개정됐을 때 큰 변화 중 하나가 법 목적이 '동물원·수족관 보유 동물 복지 증진'과 '생명 존중 가치 구현'에 있다고 명시하며 동물원과 수족관 역할 중 '전시·교육' 앞에 '생물다양성 보전'을 삽입한 것이다.

당장 동물원을 없애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소한 '동물을 위한 공간'은 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동물 '보호'에서 '복지 증진'으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 등 국정 책임자들이 다시 한국에 오기가 사실상 어려운 푸바오를 반복해서 언급하며 자이언트판다 대여를 추진하는 것은 동물을 다시 '인간을 위해 재주를 부려야 하는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소장은 "(푸바오를 데려오면) 동물원 관람객이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조금 단순한 생각해 푸바오를 반복해서 언급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작년 7월 2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곰 사육 산업 종식에 환경부의 책임있는 자세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작년 7월 2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곰 사육 산업 종식에 환경부의 책임있는 자세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금 판다 데려올 때냐?'는 지적도 나온다.

작년 5월 기후부가 처음으로 동물원 동물 복지 실태를 행동 풍부화 등 26개 항목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 중 70점 이상을 받은 동물원은 116곳 중 4곳에 그쳤다. 조사 대상 절반에 가까운 50곳은 점수가 50점에도 못 미쳤다.

국내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 처우부터 개선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자이언트판다를 임대해 올 경우 보통 1쌍당 연간 100만달러(약 14억 7천만원)의 '보호기금'을 중국 측에 보내야 한다. 새끼를 낳을 경우 보내야 할 보호 기금은 늘어난다.

광주 우치동물원에 판다를 유치할 경우 공간을 새로 조성해야 하는데 최대 300억원대가 들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작년 8월 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 후이바오와 엄마 아이바오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작년 8월 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 후이바오와 엄마 아이바오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상대국에 공식적으로 요청한 사안이지만, 이제라도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히 고민해 요청을 철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어웨어 등 13개 단체는 앞서 성명에서 "그간 한국 정부가 외교 선물로 받은 동물들은 전국 동물원과 공공기관에 보내져 전시 동물로 살아가고 있다"면서 "외교의 부산물로 낯선 곳에서 살도록 강제당한 동물들의 삶이 동물 복지 원칙에 부합하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정부 중 최초로 동물복지를 국정과제에 포함한 이재명 정부는 동물을 물건처럼 빌려오고 되돌려보내는 관행이 동물복지 방향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는지 답해야 한다"면서 "판다 추가 임차 계획을 철회하고 외교 수단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관행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어웨어 소장은 "판다가 있어야 좋은 동물원이 되는 것이 아니며 판다가 있어야 지역이 발전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으며 "(판다 추가 임차 계획에) 많은 시민이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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