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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마다 北 감시할 초소형 위성 사업자는… 한화·KAI 경쟁

조선비즈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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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마다 北 감시할 초소형 위성 사업자는… 한화·KAI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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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20~30분 단위로 관찰하는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150㎏ 미만)을 제작할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방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지난 30년간 군의 위성을 개발했던 만큼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지난해 문을 연 제주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우주 산업을 더욱 확장하려는 한화시스템이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민간 우주 시대가 성큼 다가온 상황에서 우주 분야를 선점하려는 국내 방산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7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초소형 위성 체계 개발 사업은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40기를 발사하는 위성의 기종을 선정하는 게 핵심이다. 이 위성들은 2시간마다 한반도를 찾는 군 정찰위성 5기(425 정찰위성)를 도와 위성의 방문 주기를 20분 수준으로 단축하는 게 목표다. 개발부터 발사까지 1조2000억~1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발사체 1기당 위성 8기씩 탑재해 총 5차례 발사하는데, 스페이스X가 1~3회 발사를 맡는다. 4회차에는 한국형 발사체(KSLVⅡ)에 탑재돼 우주로 향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초소형 SAR 위성 모형. /KAI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초소형 SAR 위성 모형. /KAI 제공



초소형 SAR 위성 사업은 사업을 수주한 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는 기존 무기 체계의 사업자 선정 방식과 달리, 각 업체가 위성을 발사 직전 수준까지 먼저 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우주항공청과 방위사업청 등이 개발된 위성과 각종 제안서를 평가해 초소형 위성 40기를 개발할 사업자를 선정한다.

기업이 먼저 위성을 개발하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사청 등은 올해 10월쯤 사업자를 선정한 뒤 12월쯤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자 선정의 핵심 요소가 위성 제작 비용을 낮추는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 누리호에 탑재된 차세대 중형 위성 3호까지 국가 주도의 위성 사업은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사업이었다. 개당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우주 전용’ 부품만을 썼다.

그러나 위성 수명이 늘어난다는 장점에도 천문학적인 제작비는 부담이었다. 반면 초소형 위성 사업은 위성 양산과 직결돼 있다. 이 사업이 민간 주도로 이뤄지고, 상업용 위성 제작도 목표로 하고 있어 상용 부품을 활용하거나 탑재체·본체를 합치는 등 비용 절감이 포인트로 꼽힌다.


KAI는 초소형 위성을 설계하며 상용 부품을 다수 장착하기로 했다. 위성 수명과 직결되는 중앙처리장치(CPU) 등 핵심 부품은 신뢰도가 높은 우주 전용 부품을 쓰지만, 자동차에도 들어가는 수십만원 수준의 상용 부품도 활용해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KAI 관계자는 “군의 정찰 자산이기 때문에 개발 단가가 높아지더라도 핵심 부품은 신뢰도가 높은 것을 택했다”며 “다만 추후 상용 부품을 계속 발굴해 위성의 단가를 낮출 것”이라고 했다.

KAI의 초소형 위성은 육면체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위성이 우주에서 어떤 자세로 있더라도 제한 없이 한반도를 관측하기 위해서다. 또 방열(放熱)에도 장점이 있다. 기존 위성 대비 작은 크기의 초소형 위성이 고전력 탑재체를 달더라도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 위성은 현재 조립되고 있으며, 다음 달부터는 KAI 공장 내 환경 시험 센터에서 시험 평가가 시작된다. KAI는 LIG넥스원과 한 팀을 이뤘다. KAI는 위성 본체와 체계 종합을, LIG넥스원은 SAR 레이더를 담당한다.

군의 요구성능(ROC)이 50㎝급으로 전해졌는데, KAI와 LIG넥스원도 이 수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IG넥스원은 이 기술을 토대로 초고해상도 SAR 위성인 LIG SAT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24년 10월 KADEX 2024 한화 부스에 전시된 한화시스템의 소형 SAR 위성 3종. /한화시스템 제공

지난 2024년 10월 KADEX 2024 한화 부스에 전시된 한화시스템의 소형 SAR 위성 3종.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투자한 쎄트렉아이와 한 팀을 꾸렸다. 쎄트렉아이가 군이 현재 운용 중인 425 정찰위성 개발에도 참여하는 등 군 납품 장비에 대한 제품 신뢰성을 확보한 업체다.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는 탑재체와 본체, 태양전지판이 일체화된 소형 SAR 위성을 앞세운다. 여러 부품을 하나로 통합해 발사체에 최대한 많이 실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위성 탑재체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연구진은 지난해 25㎝ 크기의 물체도 식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 SAR 위성을 개발했고, 지난 2023년 해상도 1m급 SAR 위성을 발사해 현재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사업 수주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업은 우주 밸류체인 확보를 목표로 하는 한화그룹에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문을 연 제주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위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화시스템이 이번 사업을 확보한다면 본체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그간 425 정찰위성 등 군 관련 사업에서 탑재체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여기에 누리호 4호 발사를 성공한 한화에어로의 발사체 기술까지 고려하면 한화그룹은 위성 개발부터 발사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게 된다. 언제든지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해상도 15㎝급부터 25㎝급, 50㎝급 위성까지 모두 개발하고 있다”며 “특히 25㎝급, 50㎝급 위성은 올해 발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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