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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값 부담·저가 커피 공세 속 블루보틀·이디야·스타벅스가 택한 ‘이것’

쿠키뉴스 이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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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값 부담·저가 커피 공세 속 블루보틀·이디야·스타벅스가 택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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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리저브 매장.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스타벅스리저브 매장.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최근 커피업계에서는 단순한 가격 인상 대신 ‘경험’을 앞세운 고가 전략이 힘을 얻고 있다. 원두 가격 상승과 인건비·임대료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음료 가격만 올리는 방식으로는 수익성과 소비자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커피 브랜드들은 매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체험 공간으로 확장하며, 커피 한 잔에 담긴 과정과 가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블루보틀은 커피의 맛과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상의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제공하며, 이른바 ‘느리게 마시는 커피’를 지향한다. 주문부터 추출까지 15분 이상이 소요되는 방식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제시한다. 특히 ‘블루보틀 삼청 한옥’에서는 게이샤 등 스페셜티 원두를 중심으로 한 드립 커피와 컬리너리 메뉴를 함께 즐기는 커마카세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커피를 미식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도 체험형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의 ‘이디야커피랩’을 통해 체험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커피 다이닝’ 프로그램은 스페셜티 커피를 활용한 시그니처 음료와 핸드드립 커피, 디저트 등으로 구성된다. 4만~5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률이 80%를 웃돈다. 대중적인 브랜드 인지도에 ‘전문성’과 ‘프리미엄 경험’을 덧입혀 브랜드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험은 스타벅스코리아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스타벅스는 ‘고객 경험’을 브랜드 가치의 최우선 요소로 두고 매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에 문을 연 프리미엄 매장 ‘리저브 광화문’은 장충라운지R점, 리저브 도산에 이은 세 번째 도심형 리저브 매장이다. 리저브 매장에서는 고객이 원두를 선택하면 즉석에서 그라인딩해 커피를 제공하며, 바리스타와의 교감을 통해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체험형 전략이 부각되는 배경에는 커피업계를 둘러싼 구조적인 비용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이달 거래된 아라비카 커피 원두의 국제 원료 평균가격은 t(톤)당 7994.76달러로, 지난해 1월 평균 가격인 7414.73달러(약 1090만원)보다 7.82% 높다. 원두 수급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커피업계로서는 고환율 흐름까지 겹치며 비용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이디야커피랩. 이디야 제공

이디야커피랩. 이디야 제공



여기에 컵 가격 표시제 도입 논의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인상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는 최근 가격 조정에 나섰다. 커피빈은 이달 5일부터 드립커피 스몰·레귤러 사이즈 가격을 각각 300원 인상했으며, 디카페인 원두 변경 비용도 기존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렸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바나프레소와 메가MGC커피 역시 일부 메뉴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메가MGC·빽다방·컴포즈커피 등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출점과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차별화 전략이 주요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메가MGC커피는 지난 2024년 매출액 496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3684억원) 대비 34.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4000호점을 오픈하면서 매장 수도 4000개를 돌파했다.

컴포즈커피 역시 같은 해 매출액 8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9% 성장했다. 매장 수를 3000개까지 확대해 매출 2000억원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빽다방의 경우 2024년 상반기 매출이 789억원으로, 같은 기간 더본코리아 전체 매출(2113억원)의 37.34%를 차지했다. 점포 수도 2020년 말 721곳에서 지난해 9월 기준 1845곳으로 늘며 빠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체험형 전략이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구조적인 비용 압박과 경쟁 구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두 값 상승과 저가 브랜드들과의 가격 경쟁으로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험’과 ‘공간 가치’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두를 비롯한 원부자재 부담이 커지고, 시장 경쟁도 심화되면서 업계 전반이 단순 가격 조정보다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접점을 확장하고, 매장에서의 경험을 강화하는 전략이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체험 콘텐츠’나 ‘고객 경험 강화’는 단기 매출을 바로 끌어올리기보다는,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친밀도를 높여 재방문과 장기적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의미가 있다”며 “더불어 체험을 통해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함께 높여, 가격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추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