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3일 플로리다주 자신의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네수엘라 침공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미 백악관·UPI연합 2 미 백악관은 ‘확고한 결의’로 명명된 침공 작전 직후 눈과 귀가 가려진채 미 해군 상륙함 이오지마함으로 압송된 마두로 대통령을 공개했다. /사진 미 백악관·EPA연합 |
미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중앙정보국(CIA) 요원 200여 명이 세계 50위 군사력의 베네수엘라군을 무력화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자기 집 안방에서 잡아가는 데는 고작 2시간 28분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00㎞ 떨어진 미국 플로리다주 자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모니터를 보며 침공 작전을 지휘했다.
미국이 1월 3일(이하 현지시각) 베네수엘라를 전격적으로 침공해 마두로 부부를 잡아 미국으로 압송했다. 미 국방 분야 공개 소스 정보(OSINT) 사이트 더워존(TWZ)에 따르면,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로 명명된 이번 침공은 2025년 8월부터 4개월에 걸쳐 치밀하게 준비됐다.
트럼프의 침공 명령이 떨어지자, 미군은 본토의 우주군과 사이버 부대를 동원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전기와 인터넷을 끊었다. 이어 전투기와 정찰기, 헬기 등 총 150대 이상의 항공기를 동원해 베네수엘라 방공망을 무력화한 뒤,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를 투입해 수도 한복판에서 마두로 부부를 납치했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군인과 민간인, 마두로 부부를 경호하던 쿠바군과 보안 요원 등 80여 명이 숨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반면 미군 측은 교전 과정에서 6명이 다친 게 전부다. 미군은 또 헬기 1대가 교전 과정에서 일부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작전이 끝난 직후 브리핑에서 “마두로를 체포하기 위한 이 기습적이고 복잡한 작전은 미군과 정보기관 간 오랜 계획과 긴밀한 협조의 결과”라며 “잘 짜인 작전에서 단 하나의 요소라도 실패했다면 전체 작전이 위험에 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 부부는 현재 미국 뉴욕으로 압송돼 재판받고 있다. 미국 침공 이후 주요 외신과 미국의 OSINT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 정보를 종합해 침공 당일을 재구성했다.
1│얼마나 준비했나
케인 의장은 “이번 작전을 (2025년) 8월부터 준비했다”고 밝혔다. CIA를 비롯해 미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기관은 요원을 현지에 투입하고 드론과 내부 동조자를 동원해 마두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케인 의장은 “그가 어떻게 이동하고, 어디에 살고, 어디로 여행하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어떤 애완동물을 키우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미군은 푸에르테 티우나 기지에 있는 마두로의 은신처 설계와 보안 체계를 빼내 똑같은 훈련장을 미국에 짓고 실전 훈련을 진행했다.
2│왜 이날로 잡았나
케인 의장은 “(2025년) 12월 초 미 정보기관이 마두로의 일상 습관부터 애완동물 이름까지 포함한,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면서 전쟁부가 작전 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25년 12월 23일 마두로에게 튀르키예로 망명할 것을 제안했지만, 거부됐고 트럼프는 미군이 12월 25일부터 작전을 개시할 수 있도록 최종 승인했다. 하지만 현지의 이상기후로 작전이 며칠 연기됐고, 1월 2일 저녁 군 작전을 수행할 만큼 날씨가 맑아지고 마두로 소재가 파악되면서 작전 개시가 결정됐다.
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3일 플로리다주 자신의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네수엘라 침공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미 백악관·UPI연합 2 미 백악관은 ‘확고한 결의’로 명명된 침공 작전 직후 눈과 귀가 가려진채 미 해군 상륙함 이오지마함으로 압송된 마두로 대통령을 공개했다. /사진 미 백악관·EPA연합 |
3│작전 시간 왜 이렇게 짧았나
작전 당일 미군 목표는 전술적 기습과 제공권 장악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미국 남부와 카리브해 일대 20개 기지에서 출격한 F-22, F-35, F-18E/A, B-2, B-1 폭격기와 지원 항공기, 무인항공기인 RQ-170 센티널 등 150여 대가 마두로 생포 임무를 맡은 델타포스 부대원을 태운 헬기가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미리 베네수엘라의 항공과 방공망을 파괴해 공중 통로를 신속히 확보했고, 지상에 내린 델타포스 부대원은 투입되자마자 마두로의 근접 경호원을 사실상 모두 사살했다.
4│미군은 어떻게 무혈입성했나
마두로는 미군의 작전 개시에 대해 전혀 몰랐다. 미군은 이번 침공을 ‘다영역 작전’으로 부른다. 트럼프는 “작전 과정에서 카라카스의 전력 공급이 차단됐다”며 “이는 우리가 가진 특정 전문 지식 덕분”이라고 자랑했다. 이는 사전에 사이버 공격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케인 의장은 이번 공격에 미 공군과 해군, 해병대 외에도 우주사령부와 사이버사령부, 미 국가지리정보국(NGIA) 등이 베네수엘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는 데 참여했다고 했다. 인터넷 감시 기관인 넷블록은 미군 공격 당시 수도 카라카스 인터넷망 신호가 정전으로 끊긴 정황을 공개했다.
5│중·러 무기는 왜 성능 발휘 못 했나
미국은 침공 과정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AGM-88 대레이더 미사일로 베네수엘라군의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했다. 베네수엘라 레이더망 핵심은 중국전자기술그룹(CETG)이 공급한 레이더 네트워크인데, 여기에는 JYL-1 삼차원 감시 시스템과 JY-27 레이더가 포함된다. 특히 JY-27 레이더는 수년간 ‘스텔스 항공기 탐지기’로 홍보됐다는 점에서 중국산 레이더 신뢰성에 타격을 입게 됐다. 러시아에서 도입한 장거리 방공 시스템 운용도 불가능해졌다.
6│쿠바군 왜 그곳에 있었나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군 작전 직후 마두로 경호팀 상당수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군의 이번 작전 직후 사망자 가운데 쿠바군과 보안 요원 32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마두로는 미국이 지난해 9월부터 카리브해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개인 경호를 강화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경호원보다 쿠바 방첩 기관과 경호원을 더 신뢰했다. 미국에 매수된 동조자를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은 체포 작전 이후 놀랍게도 “베네수엘라 정부 내에 정보원이 있다”고 공개했다.
2027년 국방비 2100조원, 50% 증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국방 예산을 1조5000억달러(약 2176조원)로 증액하겠다고 1월 7일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지금 같이 어렵고 위험한 시대에 2027년 군사 예산은 1조달러가 아니라 1조5000억달러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1조5000억달러는 2026년 국방 예산인 9010억달러(약 1300조원)보다 50% 이상 많은 금액이다. 트럼프는 “이를 통해 우리는 오랫동안 누릴 자격이 있었던 ‘꿈의 군대(Dream Military)’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막대한 예산 증액의 재원으로는 관세 수입을 지목했다. 트럼프는 “과거에 미국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속여 온’ 많은 나라의 관세로 얻은 수입이 없다면, (국방 예산이) 1조달러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이후 미사일 다층 방어체계인 ‘골든돔’ 프로젝트, 미국 조선업의 부활을 알리는 ‘황금함대’ 프로젝트 등 방대한 규모의 국방력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박근태 선임기자(kunt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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