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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인사이트] ‘실버 구직자’ 폭증… 노인 일자리 역대 최대로 늘려도 못 따라가

조선비즈 세종=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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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인사이트] ‘실버 구직자’ 폭증… 노인 일자리 역대 최대로 늘려도 못 따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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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 살고 있는 김모(여·80)씨는 올해 ‘노인 일자리’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다. 60세 이상을 위한 공공 근로인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면 한달에 4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김씨는 작년과 재작년에 초등학교에서 급식 배분, 낙엽 정돈을 했다고 한다. 그는 “올해도 노인 일자리를 달라고 시니어클럽에 가서 항의하고 왔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와 지자체는 노인 일자리를 역대 최대 규모인 115만명대로 늘렸지만 첫 모집에서 탈락자가 23만명 넘게 나왔다. 해마다 노인 일자리가 확대되고 있지만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버 구직자가 폭증하면서 노인 일자리를 역대 최대로 늘려도 못 따라간다”는 말이 나온다. 또 “노인 빈곤이 세계 주요 국가 중 1위인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반응도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마포구 노인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일자리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마포구 노인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일자리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 노인 일자리, 해마다 ‘역대 최대’ 모집하지만 갈수록 경쟁률 높아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진행한 올해 노인 일자리 모집에서 23만4961명이 초과 지원하면서 탈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지자체에서 우선 모집하는 인원이 97만465명인데, 120만5426명이 몰린 것이다. 앞으로 위탁·민간 기업이 별도로 연중 진행하는 모집에서도 추가 탈락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올해 노인 일자리 수(115만2000명)는 전체 65세 이상 노인 인구(1085만명)의 10.6% 수준이다. 복지부는 노인 인구 증가에 맞춰 매년 노인 일자리를 늘려오고 있다. 2023년 88만3000명이었던 노인 일자리는 2024년 103만명, 2025년 110만명, 2026년 115만2000명으로 불어났다. 그런데 경쟁률은 2024년 1.15대1, 2025년 1.23대1, 2026년 1.24대1로 오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원자와 탈락자 모두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는 월평균 40만5000원 정도를 받는다. 이를 통해 총소득의 12.1%를 확보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 연령대별·지역별 노인 빈곤율이 그대로 노인 일자리 참여에 반영돼

우리나라의 66세 이상 노인 소득 빈곤율(2023년 기준)은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빈곤율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심해진다. 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상대적 빈곤율(2024년 기준)은 ▲66~75세 26.6% ▲76세 이상 53.8%로 나타났다. 지역별(2020년 기준)로 보면 ▲대도시 42.1% ▲농어촌 57.6%로, 농어촌 노인의 빈곤율이 대도시보다 1.37배 높았다.


이런 연령대별·지역별 노인 빈곤율은 노인 일자리 참여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2025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10~12개월 참여 비율은 ▲65~69세 72.6% ▲70~74세 82.5% ▲75세 이상 86.9% 등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젊은 60~64세의 10~12개월 참여율은 43.7%에 불과했다. “고령자일수록 빈곤율이 높아 노인 일자리 참여율도 높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2년 이상 연속으로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는 비율도 농어촌(73%)이 도시(59.6%)보다 높았다. 지역별 노인 빈곤율과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세종=박소정 기자(so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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