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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가 없다”… 생존 걱정하는 가상 자산 수탁사들

조선비즈 이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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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가 없다”… 생존 걱정하는 가상 자산 수탁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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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기관 투자자의 가상 자산(코인) 매매를 허용하는 제도 도입이 늦어지면서 이들이 보유한 가상 자산을 보관해 주는 수탁 업계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17일 가상 자산 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범죄에 사용돼 몰수·추징한 가상 자산을 보관해 줄 업체를 찾기 위해 작년 11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용역을 발주했다. 경찰은 압수한 가상 자산을 거래소 지갑이나 실물 저장 장치(USB) 등에 보관하고 있다. 지갑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 키 등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수탁 업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찰은 작년 1~9월 1344억원어치의 가상 자산을 몰수·추징해 보전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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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업체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업체는 있었지만, 경찰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경찰은 금융 당국에 허가를 받은 업체 중 가상 자산을 인터넷이 차단된 지갑(콜드월렛)에 보관할 수 있고, 보관 중인 가상 자산이 손실되면 모두 보상할 수 있는 곳을 원했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사업자 허가를 받은 수탁사는 총 8곳인데, 한국디지털에셋(KODA)의 시장점유율이 80% 이상이다.

일부 수탁사는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탁사는 법인·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상장 회사는 국내 거래소에서 회사 명의 계좌를 만들어 가상 자산을 매매할 수 없다. 수탁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투자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전경. /뉴스1

금융위원회 전경. /뉴스1



금융 당국은 상장 회사·전문 투자자가 투자·재무 목적으로 가상 자산을 거래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작년 2월 발표했다. 작년 하반기 중 3500여 곳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과 금융 당국 조직 개편 논란이 이어지며 차질이 빚어졌다.


가상 자산 업계는 빠른 시일 내 법인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가상 자산 상장지수펀드(ETF)가 안착되려면 법인 거래를 통해 시장이 성장해야 한다는 논리다. 가상 자산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법인 거래를 막아 놓은 곳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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