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10개월간 주한 미국대사대리로 활동한 조셉 윤이 16일(현지시각)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1년을 맞아 한미의회교류센터(KIPEC)가 주최한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조셉 윤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16일(현지시각) 향후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북미 대화와 관련해 “한국의 도움 없이는 미국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며 한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해줄 것’이라는 한국 내 일부 극우 시위에 대해선 “미쳤다고 생각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미국 내에 팽배했던 ‘반미·친중’ 우려가 현재는 해소되었다고도 평가했다.
윤 전 대사대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1년을 맞아 한미의회교류센터(KIPEC)가 주최한 대담에서 “한국은 북미 간 모든 대화의 핵심 요소(pivotal factor)”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의 도움 없이는 어떤 대화도, 어떤 성과도 이룰 수 없다”며 “과거 트럼프 1기 시절의 북미 대화 역시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중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짚었다.
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접촉을 원하고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설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이유로 ‘하노이 노딜’의 학습효과와 함께 우크라이나 파병 등을 통한 대러 밀착, 중국과 관계 개선, 사이버 절도 등을 통해 상당한 이익 등을 꼽았다.
그는 “북한에게 가장 시급한 목표는 두가지다. 하나는 제재 해제이고, 두번째는 그들의 핵무기를 인정받고 수용받는 것”이라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과는 조금 다르겠지만 그들은 최소한 파키스탄과 유사한 수준으로 대우받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윤 전 대사대리는 북한의 이런 요구가 국제사회는 물론 ‘중국조차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조차도 북한의 핵 보유를 허락하거나 북한이 원하는 조건을 들어주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조건과 국제사회의 레드라인 사이에 간극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담에서 윤 전 대사대리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후 미국 조야의 분위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솔직히 선거 기간과 당선 초기, 미국 내에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많은 추측과 의구심이 있었다”며 “그가 친북·친중 성향이며 반미, 반동맹일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이 존재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윤 전 대사대리는 “위성락 의원(당시 외교멘토) 등 외교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이 이 후보의 진의를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현재는 이 대통령에 대한 그런 의구심(suspicion)이 거의 사라졌으며, 한미 동맹은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한 미국대사대리 근무 시절 목격한 한국 내 일부 극우 성향 시위대에 대해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비판했다. 그는 “대사관 밖이나 관저 뒤편에서 미국 국기를 흔들며 시위하는 사람들을 볼 때 ‘미쳤다(Crazy)’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마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신으로부터 선택받은(anointed by God)’ 사람인 것처럼 떠받들었다”며 “면전에 대고 말하진 않았지만, 정말 기이한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국계인 윤 대사는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말레이시아 대사를 지낸 뒤 2016년 10월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역할을 계속하다 2018년 3월에 물러났다. 조 바이든 전임 미국 행정부는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하자,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그를 주한 미국대사대리로 임명했다. 지난해 10월 케빈 김 전 대사대리가 부임할 때까지 양국 가교 구실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