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을 받은 것은 야구계도 마찬가지다. 베네수엘라는 도미니카 공화국과 함께 중·남미를 대표하는 야구 강국이다. 수많은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오프시즌 중 고국으로 돌아간 선수들도 많아 메이저리그 전체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일부 선수들은 베네수엘라에 발이 묶여 애를 태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사태 선포에 국내 이동 또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KBO리그도 구단들이 잔뜩 긴장했다. KBO리그에는 현재 요나단 페라자, 윌켈 에르난데스(이상 한화), 빅터 레이예스(롯데), 요니 치리노스(LG), 해럴드 카스트로(KIA)까지 총 5명의 베네수엘라 국적 선수가 있다. 이들의 베네수엘라 정세에 영향을 받아 이동이 제한된다면, 코앞으로 다가온 스프링캠프 준비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 외국인 농사가 시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해당 구단도 ‘비상’이 걸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두 명이나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들이 있는 한화가 제일 급했다. 다른 선수들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반면, 두 외국인 선수가 오프시즌에는 모두 베네수엘라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모르는 만큼, 이들을 최대한 빨리 구단의 품으로 데려오는 게 중요했다.
앞서 한화 관계자는 "두 선수는 대전에 머물다 오는 23일 선수단과 함께 1차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멜버른으로 떠날 예정이다. 구단은 국제 정세의 변수를 감안해 두 선수가 일단 한국으로 입국해 호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빠르게 조치했다“라고 밝혔고, 두 선수 모두 무사히 입국했다. 두 선수는 휴식과 회복을 겸하며 25일부터 시작될 1차 캠프를 준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과정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두 선수가 베네수엘라 내에서 만나야 했다. 같이 움직여야 했기 때문. 그런데 서로가 거주하는 공간이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다행히 제 시간에 만나면서 구단이 준비한 파나마행 비행기편에 몸을 실었다. 일단 베네수엘라를 빠져 나오면서 한시름을 덜었다.
파나마에서는 한국으로 오는 직항편이 없는 만큼, 이들은 유럽의 네덜란드를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대장정이었다. 비행 시간만 거의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로 알려졌다. 에르난데스의 경우 베네수엘라를 떠나기 전 페라자를 만나기 위해 국내 이동도 했던 만큼 기나긴 이틀이 됐을 법하다.
두 선수는 올해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 반드시 필요한 키플레이어들이다. 페라자는 KBO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로 업그레이드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2024년 한화에서 뛰었다. 영입 당시부터 한국과 일본 구단들의 관심을 모두 모은 가운데 한화가 재빠르게 입도선매한 선수였다. 장타력과 운동 능력이 관심을 모았다.
다만 궁극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시즌 초반 엄청난 장타를 뿜어내며 ‘복덩이 외국인’이 되는 듯했으나 시즌 중반 수비 중 부상을 당한 이후 타격 성적이 뚝 떨어졌다. 특히 시즌 막판에는 타격이 바닥을 쳤다. 결국 시즌 122경기에서 타율 0.275, 24홈런, 70타점의 성적을 남긴 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대활약을 하며 한화의 관심을 다시 샀다. 보통 재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를 다시 부르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럼에도 한화는 페라자가 지난해 경기력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봤고, 다시 한국에 와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계산을 마쳤다. 결국 페라자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합의했다. 페라자 또한 의욕을 다지며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한편 다른 구단 베네수엘라 선수들의 입국 여부도 관심이다. 다만 나머지 선수들도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미국에 거주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가 악화됐지만, 미국 내 베네수엘라 국적인들은 특별한 제약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KIA와 계약한 해럴드 카스트로 또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KIA도 베네수엘라 사태가 터진 뒤 급히 카스트로와 연락을 취해 상황을 물었으나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차 캠프 합류 또한 문제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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