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야기하던 중 군을 격려하기 위해 발행하는 ‘챌린지 코인’을 들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만간 반도체 관세를 확대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과 먼저 반도체 협상을 합의했다. 미국은 반도체 관세를 상대국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와 연동하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와 맺을 반도체 협상에 대해 “90일 내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만큼 한국 일본에도 곧 반도체 관세 청구서가 날아들 것이다.
반도체 소비량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은 반도체가 자국 땅에서 생산되기를 바란다. 미국이 반도체 관세를 무기로 자국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방침이어서 우리와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상무부는 대미 투자를 늘리는 것을 전제로 사실상의 ‘반도체 무관세 쿼터’를 대만에 부여했다. 미국에 투자한 공장이 이미 가동 중인 경우 해당 시설 생산량의 1.5배, 공장 건설이 진행 중인 경우 계획한 생산 역량의 2.5배에 대해서는 반도체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건을 내걸 수 있다.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2위 품목으로, 한미 반도체 협상 결과가 수출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두 나라는 지난해 관세협상에서 반도체를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11월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 ‘미국과의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보다 많은 국가(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명시했다. 약속대로 대만보다 불리한 반도체 관세는 없어야 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이미 대규모 대미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밝혔다. 미국이 대만 TSMC의 신규 반도체 투자를 빌미로 우리에게도 추가 공장 건설을 요구할 경우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지난해 관세협상에서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 합의만으로도 원-달러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추가 투자 요구까지 받게 되면 한국 경제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미국도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번번이 요구해 올 미국 중심의 무역협상이 끝없이 반복되는 이른바 ‘포에버 협상’에 충실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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