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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포신으로 다음 50년"…구조조정 넘은 석화업계, 2026년 성과의 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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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포신으로 다음 50년"…구조조정 넘은 석화업계, 2026년 성과의 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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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현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의 고비를 넘기고 '성과 창출 국면'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공급과잉과 수요 둔화,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라는 삼중고 속에서 설비 감축과 사업 재편이라는 고통스러운 선택을 감내해 온 업계가 2026년을 기점으로 고부가·친환경 중심의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16일 2026년도 화학산업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번 신년인사회는 업계 주요 관계자와 정부부처 인사가 한 자리에 모여 새해 인사를 나누고, 향후 화학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나성화 산업통상부 산업공급망정책관, 신학철 한국화학산업협회장 및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을 포함해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사장, 김길수 여천NCC 대표, 강길순 대한유화 사장, 남정운 한화솔루션 사장, 김종화 SK지오센트릭 사장 등 주요 화학기업 CEO까지 업계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했다.

협회는 지난 12월 2일 석유화학 사업재편 지원을 위한 규제 특례와 세제·금융 지원 등 지원 내용을 담은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두고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특별법 후속조치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학철 회장 "과거 성공 방정식 안 통해... 자율적 설비 감축 결단"

신학철 한국화학산업협회 회장(전 LG화학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 화학산업은 지난 반세기 동안 글로벌 경쟁 속에서 치열한 노력과 혁신을 거듭하며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기간산업의 중핵(中核)으로 성장해 왔다"며 "이제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의 자세로 친환경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응답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과감히 전환해 우리만의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025년을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으로 표현하며 업계가 단기적 개별 이익을 넘어 생존을 위한 공동 결단을 내렸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단기적인 자사의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업계 전체의 생존을 위해 자율적인 설비 감축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준 회원사 CEO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아직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정부에 제출된 실효성 있는 사업 재편안은 우리 산업이 변화를 수용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라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산업 체질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전기요금 합리화 파격적인 세제 혜택 신산업 진출 규제 철폐 등 전폭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정부 "실행과 속도가 관건…MAX 정책 추진할 것"

정부 역시 2026년을 구조조정의 '결실을 맺는 해'로 규정하며 업계에 속도감 있는 실행을 주문했다.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은 축사에서 "2025년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화학산업의 위기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해였지만, 동시에 모든 기업이 구조 개편에 동참하며 유례없는 선제적 산업 재편의 첫 발을 뗀 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2026년은 계획을 성과로 바꾸는 해가 돼야 한다"며 "사업 재편은 방향 설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행과 속도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구조 개편의 최종 목표로 '산업 경쟁력 강화'를 분명히 했다. 고부가 스페셜티 확대와 친환경·저탄소 공정 전환에 더해 AI 기술을 화학산업에 접목하는 전략이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나 국장은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새로운 인프라"라며 "신소재 개발의 속도와 성공 확률을 높이고 공정 효율, 안전·품질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제조 역량과 AI를 결합한 'MAX(Manufacturing+AX)'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CEO들 "올해도 어렵다…여수·울산 산단 재편 현재진행형"

현장에서는 구조조정의 다음 단계를 둘러싼 기업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학철 협회장은 올해 업황에 대해 "올해까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화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올해 업황이 좋아질 것 같냐고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그러길 바란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울산 산단 재편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방향을 잘 잡고 있어 그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 역시 "올해는 대단히 어렵다"고 토로했으며, 주우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경영 위기 극복이 우선"이라고 업황의 녹록지 않음을 체감했다.

물밑에서 논의되던 여수 산단 구조조정의 핵심 주체들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은 여천NCC 3공장 외 추가 설비 폐쇄 가능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롯데케미칼과의 설비 통폐합 여부에 대해선 "3사가 함께 구조조정안을 산업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김길수 여천NCC 대표 역시 "롯데케미칼, DL케미칼, 한화솔루션이 각각 진행 중으로 진척 상황은 각 사가 맡고 있다"며 "추가 재무구조 개선 역시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사업 정상화 여부도 관심사였다. 이천석 효성화학 대표는 베트남 비나케미칼 사업과 관련해 "PL 공장이 상당 부분 안정화됐다"며 "본사와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학철 회장이 LG화학 부회장직을 내려놓게 되면서 화학산업협회장직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다. 신 회장은 "많이 고마웠다"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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